[fn★인터뷰] ‘국가부도의 날’ 김혜수 “나는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생각하게 해 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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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대체불가의 매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배우 김혜수가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통해 1997년 국가부도의 상황에서 최악의 위기를 막기 위한 인물인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으로 분했다.

‘국가부도의 날’에서 한시현은 가장 먼저 국가부도의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위기를 예측하고 비공개 대책팀에 투입되지만, 그의 주장은 번번이 윗선의 반대에 부딪친다. 결국 한시현은 IMF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한시현이라는 캐릭터는 자기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어요. 이 나라 국민의 한 사람이자, 전문적인 내막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 절대 넘길 수 없는 상황이죠. 이 위기를 막지 못한다면 그 직격탄을 맞는 사람이 내 가족이기에 더 강렬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단지 좌절감이나 무기력감이 아닌 어떤 분노를 넘어섰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모든 것들에 대한 좌절이나 회의, 허탈함에 대한 눈물이 아닌 더 진한 에센스처럼 응축되길 바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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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을 접하는 관객들에게 각자 다르게 느껴지겠지만, 김혜수에게 1997년은 어떠한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다시 그 때의 아픔을 꺼내는 것이 맞을까.

“당시의 기억이 굉장히 조각조각 나 있어요. 일을 하고 있을 때라 그때는 잘 몰랐었는데, 다들 직간접적으로 어려웠죠. 영화도 덜 무겁고 가벼운 작품들이 많았어요. 가까운 분들 중에 외국에 공부하러 갔다가 달러 가격이 급증해서 학업을 중단하고 돌아오거나 휴학하고 돈을 버는 경우도 있었어요. 또 금모으기 운동에서 참여했었고, MBC 뉴스에서 ‘스스로 비하하고 싶지 않지만, 오늘은 국치일입니다’라는 뉴스를 실제 봤어요. 어떻게 보면 ‘국가부도의 날’은 삶이 곤두박질치는 고통스러운 시기를 말하는 영화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했으면,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비판이 아닌, 당시 IMF를 안다고 하지만 내막은 잘 모르기에 왜 그런 고통을 겪게 됐었는지 이유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스토리 자체는 만든 것이지만, 협상 내용은 만들 수 없는 것이었죠. 시나리오를 보고 협상 내용을 알게 됐는데 충격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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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현은 굳건한 신념을 갖고 굽히지 않는 의지를 가진 강한 여성 주인공 캐릭터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를 쌓아가고 있는 김혜수에게 부담감은 없었을까.

“그런 것들을 별로 느끼지 않아요. 다만 배우로서 작품을 선택하고 최선을 다해 충실히 해내고 싶은 마음이 다죠. 할리우드 진출은 크게 관심 없어요. 여기에서 제 것을 잘하기도 바빠요. 자기 것을 잘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아요. 잠깐 방심하면 다 드러나거든요. 해외 쪽에서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거기에 목적을 두거나 염두에 두지는 않아요. 저랑 상관없는 이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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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을 통해 받은 영향을 전했다.

“갑자기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한시현 캐릭터는 오랜 기간 드러나지 않는 묵묵함 같은, 나만 알아도 되는, 마땅히 해야 하는 일들과 무관하지 않아요. 이 작품을 하고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시현이라는 캐릭터를 경험하면서, 나는 어떤 크고 작은 선택을 하고 살아가는 어른이 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어요. 뱅상 카셀을 만나면서 제대로 갖춰진 배우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는 찬스를 얻게 됐죠.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입지를 굳힌 훌륭한 배우와 공연을 해볼 수 있는 기회였죠.”

이처럼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8일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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