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삼성, ‘김동엽 효과’ 의외로 클 수 있다

0
201812191721460622.jpg
SK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는 김동엽. 연합뉴스


절박하구나. 지난 7일 단행된 SK-넥센-삼성의 삼각 트레이드를 처음 접했을 때 받은 느낌이었다. 고종욱(넥센→SK)을 내준 넥센이나 김동엽(SK→삼성)을 떠나보낸 SK보다 삼성이 더 절박해 보였다. 이지영(삼성→넥센)의 빈자리가 그만큼 크게 느껴졌다.

삼성은 강민호라는 듬직한 포수를 보유했다. 그러나 체력 부담이 큰 포지션임을 감안하면 백업 포수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이지영은 주전으로도 손색없고, 백업으론 국내 최고다. 삼성이 신인 드래프트서 김도환(신일고), 이병헌(제물포고) 두 명의 유망주 포수를 뽑은 것을 보면 진작부터 이지영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뜻을 갖고 있은 듯하다.

삼성은 2018시즌 146개의 팀 홈런을 기록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9위다. 타자 친화형의 삼성라이온즈파크와 어울리지 않는 숫자다. 삼성은 지난 37년간 4549개의 팀 홈런을 때려냈다. 10개 구단 가운데 1위다. 그런데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절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지영을 내주고 얻은 소득은 김동엽(28)이다. 2018시즌 27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124경기에 출전해 규정타석을 간신히 넘겼음을 감안하면 내년엔 30개 이상도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김동엽은 이른바 ‘공갈포’다. 446타석에서 108개의 삼진을 당했다. 볼넷은 17개뿐이다. 출루율은 2할8푼5리에 그쳤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최하 수준이다. 요즘 유행하는 세이버메트릭스에 따르면 낙제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동엽을 영입한 데서 삼성의 절박함을 엿볼 수 있다. 삼성의 김동엽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의외로 클 수 있다. 김동엽의 가세로 삼성의 20개 이상 홈런 타자(2018시즌 기준)는 5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KIA와 함께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삼성은 외국인 타자 러프(33개)를 비롯해 강민호(22개), 구자욱(20개), 이원석(20개) 등 네 명의 20홈런 타자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엽의 가세로 20홈런 타자수에선 톱클래스로 도약했다. 홈런 타자가 많으면 그만큼 상대 투수에게 부담을 준다.

투수들은 아무래도 안타보다 홈런에 더 예민하다. 큰 것 한 방을 피하려고 이리저리 도망 다니다 보면 실투가 늘어난다. 삼성으로 옮긴 김동엽의 타석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그만큼 홈런 수도 증가할 것이다. 다른 타자들도 낙수효과를 누리게 된다.

이원석은 두산 시절인 2016년 2개에서 삼성으로 옮긴 후 18개-20개로 홈런 수가 급증했다. 경기 수 역시 두산 시절 최근 3년(171경기)보다 삼성에 온 후 2년(249경기)이 월등 많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김동엽의 내년 홈런 수는 무난히 30개를 넘길 전망이다.

하나 더. 20개 이상 홈런을 때려낼 좌타자를 보강하면 삼성 타선의 김동엽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구자욱 하나로는 좌우의 균형이 잘 맞지 않는다. 야구는 아무래도 좌타자에게 유리한 경기다.

베이브 루스는 "타석에 서면 항상 크게 휘둘렀다. 결과는 홈런을 치거나 폭삭 망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김동엽의 삼진 수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과제다. 삼진은 홈런 타자의 숙명이니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