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PMC:더 벙커’의 계약 성립,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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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C는 전쟁과 관련된 일을 대행하는 민간군사기업(private military company)을 말합니다. 미국, 독일, 이스라엘 등에서는 보편화된 기업형태로서, 전투활동, 첩보활동, 군수지원, 군사훈련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현대판 용병입니다.

영화 ‘PMC:더 벙커’(감독 김병우)는 전쟁도 비즈니스로 여기고 탄생한 PMC가 돈에 의해서 움직일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실제 전투 게임과 같은 생동감을 주지만 조금은 생소하고 어색한 면이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CIA는 PMC의 블랙리저드에게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합니다. PMC가 DMZ 지하 30M 비밀벙커에서 임무를 수행 중임에도, CIA는 작전을 변경하고 일방적으로 파기합니다. 이와 같은 CIA의 작전 변경, 파기를 통해서 계약의 성립, 해제 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계약은 서로 대립하는 두 개 이상의 의사표시의 합치에 의해서 성립하는 법률행위를 말합니다. 계약은 통상 두 당사자가 특정 내용에 대해서 합의하면서 체결합니다. CIA가 PMC에게 작전수행을 맡기고 그 대가로 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계약의 한 종류인 도급의 일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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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자유롭게 국가의 개입 없이 계약의 내용을 형성할 수 있는 계약자유의 원칙이 있습니다. 이는 당사자가 자유롭게 선택한 상대방과 법률관계의 내용을 자유롭게 합의하고, 법이 그 합의를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으로 승인하는 것입니다. 이는 사적 자치의 원칙의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서 헌법상의 행복추구권 속에 함축된 일반적 행동자유권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계약자유의 원칙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계약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면 그 계약은 무효가 됩니다. 예를 들어, 불륜관계를 맺는 대가로 부동산을 제공하는 것, 윤락행위를 할 사람을 고용하면서 성매매의 유인, 권유, 강요의 수단으로 금품을 제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면 계약은 무효입니다.

CIA가 PMC에게 중요인물을 납치하고 나머지 사람을 살해하라고 한 계약은 미국법에서도 유효가 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내법에 의하면 무효입니다. 국가기관이 민간기업에게 사람을 납치하고 살해하도록 하는 내용의 계약은 대한민국의 법이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계약이 성립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켜져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채무불이행 등의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계약 해제를 통해서 유효하게 성립한 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계약 해제의 방법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합의해제, 당사자가 계약할 때 약정한 해제 사유에 의한 약정해제, 법에 정해진 해제 사유에 의한 법정해제가 있습니다. 계약 해제에 의하여 계약이 소멸되더라도, 계약해제의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CIA가 중간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바꾸거나 파기하는데, CIA와 PMC와의 계약이 무효라고 한다면 처음부터 해제할 계약이 없어서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CIA와 PMC와의 계약이 유효라면, PMC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CIA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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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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