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뺑반’의 도주운전죄

0

201902151104115608.jpg

경찰청 교통사고통계에 따르면 2017년 뺑소니 사고는 7,880건으로 사망자 150명, 부상자 11,429명이라고 합니다. CCTV나 자동차 블랙박스, 수사기법의 발전 등으로 2017년 뺑소니범 검거율이 97,6%에 달한다고 합니다.

교통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음주운전 등 법률 위반을 은폐하려고 구조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하는 뺑소니 사고가 많습니다. 영화 ‘뺑반’(감독 한준희)은 스피드광 사업가의 은폐하려는 뺑소니 사고를 소재로 한 범죄 액션물입니다.

‘뺑소니’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지만 법률용어는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뺑소니’ 범죄를 ‘도주운전죄’라고 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도주차량)이라고 기재하는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에 규정돼 있습니다.

도주운전죄는 자동차, 원동기장치자전거의 운전자가 과실로 상해나 사망의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사상자를 구하는 등의 필요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당연히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가 상해를 입은 경우보다 중하게 처벌됩니다.

자동차에는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 이륜자동차를 말할 뿐만 아니라 견인되는 자동차도 자동차의 일부로 봅니다. 원동기장치자전거는 125시시 이하의 오토바이 등을 말하는데 자전거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자전거 운전 중에 상해나 사망사고를 내고 도주해도 도주운전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201902151104115985.jpg

상해나 사망이 과실로 인해서 발생한 경우에 도주운전죄가 성립합니다. 과실이 아닌 고의에 의해서 자동차 등으로 사고를 일으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피해자를 사망하게 하면 특수상해죄나 살인죄가 성립하지 도주운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상처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작은 상처로서 ‘상해’로 평가되지 않는 경우는 도주운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즉, 피해자가 다친 곳이 없다거나 1주 정도면 자연 치유되는 경미한 요추부 통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상해에 해당되지 않아서 도주운전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동차 등의 운전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정차한 후에 피해자의 사상 정도와 상관없이 일단 구호조치를 해야 합니다. 피해자 등에게 자신의 신원을 알리면서 가급적이면 끝까지 구호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도주운전죄에서 ‘도주’란 사고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다하기 전에 사고현장을 이탈해 사고를 낸 사람이 누구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고현장을 이탈하면서 자신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명함만 제공한 경우, 상해를 입힌 운전자가 피해자를 병원에 이송, 경찰관 사고현장 도착 전에 견인차량 기사에게 신분증을 제공한 후 피해자의 동의 없이 사고현장을 이탈하였다가 20분 후에 되돌아 온 경우 등은 도주에 해당합니다.

영화 속에서, 정재철(조정석 분)은 운전을 하다가 과실로 승용차를 충돌, 전복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것은 도주운전죄가 성립합니다. 피해 승용차를 저수지에 밀어 넣을 당시,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으면 살인죄, 피해자가 사망했으면 사체유기죄가 성립할 것입니다.

201902151104126773.jpg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