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송라이터] 이상준 프로듀서, 아티스트의 ‘이상형’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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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든 조금만 방향을 돌리면 새로운 길이 펼쳐진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무대 위에 선 가수에게서 조금만 시선을 틀면 또 다른 이들이 존재한다. 작사가 혹은 작곡가, 즉 송라이터가 있다. 그리고 명곡의 탄생은 송라이터로부터 시작된다. 무대 뒤, 또 다른 무대에는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그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편집자 주>

음악 프로듀서에게 있어 필수 요소 중 하나는 스펙트럼이다. 곡, 앨범의 전체적인 틀을 지휘하는 동시에 가수들에게 각각에 맞는 음악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업하고 컨트롤하는 프로듀서는 분명 가수의 색깔을 만드는 데 있어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그리고 최근 수많은 작곡가 중, 남다른 프로듀싱 능력을 쌓아가고 있는 이상준 프로듀서를 만났다.

베이식, 릴보이, 캔도, 루이(긱스), 애즈원, 정진우, 모티, 라이노(Ryno), PLT, 소유 등의 음악 작업에 참여한 이상준 프로듀서는 미술 전공에서 돌연 음악을 선택, 힙합 음악을 시작으로 프로듀서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음악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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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공→뮤지션의 길.. 적극성의 미학

음악을 한다는 건 사람을 쌓는 일과도 같다. 전문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혼자 음악을 만들고 발매하는 것은 단순한 과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프로듀싱은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마무리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상준 프로듀서 역시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하는 데 있어 시작이 된 이가 있다. 그에게 첫 번째 행운이 된 사람은 브랜뉴뮤직의 대표 프로듀서이자 히트 작곡가 제피(XEPY)다. 그는 정기고 소유의 ‘썸’ 작업을 비롯해 산이, 매드클라운, 스텔라장, 스컬, 하하, 다비치, 우주소녀, 거미, 몬스타엑스, 휘성, 신승훈 등과 작업한 인물이다. 이상준 프로듀서 역시 멘토 같은 제피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가수들과 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처음 음악을 할 때 집에서 반대가 심했어요. 그래서 부모님의 지원 없이 음악을 시작했어요. 독학으로 공부한 동시에 음악 하는 분들이 있는 홍대, 신촌 등을 다녔어요. 당시 제피 형에게 데모를 건넨 적 있는데 좋게 들어주셔서 함께 음악을 할 수 있었죠. 소속되어있는 회사는 없지만, 전군 형을 비롯해 긱스 루이, 캔도, PLT, 정진우 등 수많은 음악 동료들을 알게 됐고 감사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어릴 때 늘 신비하게 생각했던 분들이었는데 운이 다했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웃음)”

이상준 프로듀서는 지난 2015년 래퍼 베이식과 긱스의 릴보이가 협업한 ‘돈돈돈’으로 본격, 가요계에 발을 디뎠다. 신인 프로듀서로서 경력이 쌓인 가수의 곡으로 입봉 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할 터. 그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음악’으로 통할 수 있는 루트를 찾아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렸다.

“제대할 즈음 Mnet ‘쇼미 더 머니’가 방송하고 있었어요. 방송에서 베이식 형의 랩을 보고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는데 입대 전 친분이 조금 있었어요. 혹시나 싶어서 제가 만든 곡을 보냈어요. 그런데 한참 동안 연락이 없었죠.(웃음)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중 릴보이 형에게 곡이 괜찮다고 연락이 왔어요. 빠른 시간에 진행된 작업인데 운이 좋게 첫 데뷔곡이 되었어요.”

이상준 프로듀서의 말처럼 ‘운’이 많이 따랐던 프로듀서 데뷔 순간이다. 하지만 ‘아무나’에게 따르는 운은 아니다. 누구나 유명한 인물을 찾아가고 연락을 한다고 해서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다. 기회를 얻는다고 해도 실현 가능성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프로듀서는 꾸준하게 음악을 작업한 동시에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고, 그 기회를 잡고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특히 그는 ‘균형’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상준 프로듀서는 “인맥도 중요하지만, 인맥만 많은 것은 껍데기일 수 있다. 음악을 많이 듣고, 언제든 꺼내놓을 수 있는 자신만의 음악들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음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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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로서의 무기, MUSIC

어느 장르나 성공한 이들에게는 자신만의 무기가 존재한다. 이상준 프로듀서가 비밀무기로 지닌 비결은 뭘까. 바로 ‘다양한 곡’이다. 그는 평소 음원 발매와 상관없이 꾸준하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업한다고 전했다. 음악을 필요로 하는 이를 만난 순간 선택지를 많이 줄 수 있는 셈이다. 그는 지난해 발매된 라이노(feat.넉살) ‘라이노는 코뿔쏘’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전했다.

“‘라이노는 코뿔쏘’는 곡이 발매되기 수년 전에 스케치 상태로 만들어놨던 곡이에요. 우연한 기회에 라이노 형이 듣게 됐는데 ‘내가 찾던 이상형이야’라는 말을 했죠.(웃음) 그래서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후반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날것의 느낌이 좋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곡 자체보다 가사 내용이 인상 깊게 다가온 것 같아요. 최종적으로는 만족스러웠고 영광스러웠던 작업이 됐어요.”

최근 작곡가, 작사가를 꿈꾸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이들에게 가장 유리한 점은 ‘환경’이라고 이 프로듀서는 언급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음악을 접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상준 프로듀서가 생각하는 송라이터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일까.

“저는 처음 2년 동안은 말도 안 되는 작업물만 만들었어요.(웃음) 음악다운 음악을 만들기까지 꽤 오래 걸렸죠. 하지만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요. 진입장벽 역시 높지 않다고 생각해요. 요즘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이 많다 보니 더 많은 기회가 열려있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음악도 듣고, 대중음악, 유행하는 장르에 대한 이해도 역시 무의식적으로 쌓이는 것 같아요. 기술만 어느 정도 갖춰지면 누구나 작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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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작업과 음악 듣기’, 낭만적인 삶

“음악을 많이 듣는 건 음악을 만드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결국, 내 안에 있는 것들이 데이터베이스가 되는 것 같아요. 정식으로 음악을 배워본 적은 없지만,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어머니께서 클래식 전공을 하셔서 클래식 음악도 많이 듣고 피아노도 잠깐 배웠죠. 그런데 전형적으로 배우는 건, 저한테 안 맞더라고요.(웃음) 하지만 많은 음악을 찾아들었던 건 지금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베이스가 되었어요.”

이상준 프로듀서가 음악을 시작한 지 약 8년 남짓 됐다. 어린 시절부터 피시방에서 영어로 된 작곡 프로그램을 두고 영어사전을 붙잡아가며 공부했던 시절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어느덧 프로듀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시기, 안정성에 대한 확신은 아직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꾸준하게 낭만적인 삶을 이어갈 예정이다.

“언제나 미래가 불분명하고 불안해요. 하지만 음악을 하면서 누구보다 낭만적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현재에 집중하면 되거든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이들도 나름대로 미래에 대한 걱정, 불안이 있잖아요. 상대적으로 불리한 게 있을 수 있지만, 당장 오늘만 산다는 마인드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늘 열심히, 원하는 것을 위해 달려갈 예정이에요.”

작곡가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한 이들을 위한 조언을 구하자 그는 누군가의 미래에 대해 조언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그 역시 현재 큰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음악적 삶, 미래에 대한 일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확신에서 음악에 대한 애정이 드러났다.

/byh_star@fnnews.com fn스타 백융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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