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송라이터] ‘모든 날, 모든 순간’…어깨깡패가 만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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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든 조금만 방향을 돌리면 새로운 길이 펼쳐진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무대 위에 선 가수에게서 조금만 시선을 틀면 또 다른 이들이 존재한다. 작사가 혹은 작곡가, 즉 송라이터가 있다. 그리고 명곡의 탄생은 송라이터로부터 시작된다. 무대 뒤, 또 다른 무대에는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그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편집자 주>

2019년 3월 20일, 가수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이 발매 1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8년 3월 20일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 OST로 공개된 ‘모든 날 모든 순간’은 현재까지 멜론 차트 26위에 안착해있다.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진 만큼 음악은 빠르게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듣는 이의 감정을 건드리는 음악은 오랜 기간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최근 제목처럼 2018년, 2019년 ‘모든 날, 모든 순간’을 대중 곁에 자리 잡은 폴킴의 명곡을 만든 작곡가 어깨깡패를 만났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모든 날, 모든 순간’의 탄생 과정과 음악 인생 10년의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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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킴 ‘모든 날, 모든 순간’의 시작

‘모든 날, 모든 순간’은 12년 차 작곡가 어깨깡패의 음악 인생에 있어 첫 번째로 흥행에 성공한 곡이다. 다소 늦게 찾아온 ‘히트곡’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난 10년의 세월을 단번에 보상하듯 1년 동안, 4계절 내내 대중들의 곁에 자리 잡고 있다. 어깨깡패는 “이런 행운이 나에게도 올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많은 분께 축하를 받았어요. 얼마 전 한 A&R 분에게 멜론에서 빅뱅 ‘거짓말’ 이후 12년 만에 TOP10에 가장 오래 머문 곡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열광적이진 않지만, 잔잔하게 오래 사랑받는 곡이 된 것 같아 과분하고 감사해요. 꾸준하게 음악을 했지만, 히트곡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어요. 앞으로 음악을 해나가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곡이 됐어요.”

‘모든 날 모든 순간’의 탄생 과정은 어땠을까. 10년 동안 작곡가로서 한 길을 걸어온 어깨깡패. 첫 히트곡의 시작점 역시 반짝하지는 않았다. 가장 처음 ‘모든 날, 모든 순간’의 진가를 알아본 건 SM C&C였다.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 어깨깡패가 작업한 ‘모든 날, 모든 순간’의 발매를 준비한 것. 이 곡은 수많은 곡과 함께 어딘가에 잠들어있던 중 ‘키스 먼저 할까요’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역주행을 통해 음원 순위 상위권에 진입,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녹음 당일이 기억에 많이 남는 곡이에요. 폴킴 씨가 녹음실에서 노래를 몇 번 안 부르고 바로 끝날 만큼 수월했어요. 그만큼 소화를 잘했다는 의미죠. 데모곡은 폴킴 씨의 음색과 스타일이 전혀 달랐는데 그가 부르니까 본인의 곡이 됐어요.(웃음) 특히 기타 세션이 주를 이루는 곡인데 많은 악기로 가득 채운 곡보다 잘 돼서 신기하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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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또 다른 이름 발라드, 가사가 주는 힘

‘모든 날, 모든 순간’은 제목부터 강렬하다. 한 곡 안에 사랑, 이별, 삶이 녹아들었고, 곡에 대한 리뷰 중 공감의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수많은 이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그의 음악과 폴킴의 목소리로 위로를 받고 있다. 어떤 상황, 어떤 입장에서 누가 들어도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가는 가사, 단순히 얻어걸린 흥행은 아니다. 그만큼 어깨깡패는 발라드에 있어 가사가 주는 힘을 강조했다.

“폴킴 씨의 목소리로 녹음된 곡을 듣고 ‘내가 이런 가사를 이렇게 썼었나? 무슨 정신으로 썼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웃음) 비교적 어렵지 않게 가사를 잘 풀어나갔고, 녹음도 잘 마무리됐어요.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오히려 곡이 발매되고 다시 가사를 짚어보니 공감할 수 있는 가사가 나왔다고 생각해요.”

어깨깡패는 가사와 멜로디의 중요성에 관해 묻자 “잔잔한 곡의 경우 60~70%는 가사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사를 쓰는 팁으로 ‘테마’와 ‘차별성’을 꼽았다.

“처음 테마를 잡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평범한 생각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표현하지 않았던 문장을 시작점에 놓으면 전체적인 테마가 잡혀요. 그리고 그 곡과 연결된 단어들과 이어가면 전체적으로 잘 풀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좋은 표현들이 정말 많은데 그 표현들을 자신만의 감정으로 풀어내는 것도 재미있는 과정이죠.”

어깨깡패는 “오랫동안 사랑받는 발라드를 보면 그 가사가 아니면 안 될 정도로 좋은 가사들이 있다”고 다시 한 번 가사에 힘을 실었다. 그는 가사를 옷, 곡을 사람의 몸에 비유했다. 평범한 멜로디라 할지라도 좋은 가사를 만나 생명력을 지닐 수 있다는 것. 그만큼 어깨깡패는 공감 가는 가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항상 좋은 가사를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스스로 공감이 안 가는 가사를 상투적이고 싱겁게 쓰지 않고, 그렇게 넘어가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잔잔한 곡에서는 멜로디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가사에 힘을 많이 주는 편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좋은 가사를 쓰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이 필요할까. 어깨깡패는 “누구나 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잘 쓸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 역시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이 만든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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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 모든 순간’. 어깨깡패의 음악 인생

어깨깡패는 지난 2008년 이수영의 ‘이런 여자’로 음악계에 첫발을 디뎠다. 10년 전, 음악 전공자였던 그는 가요 작곡 레슨을 받기 위해 현역 작곡가에게 무작정 SNS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유명 작곡가는 비슷한 뉘앙스의 메시지를 수없이 받았을 터. 여느 메시지와 마찬가지로 거절 메시지를 보냈지만, 어깨깡패는 멈추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자신이 작곡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작곡가를 추천해달라고 재차 요청한 것.

이에 그는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김도훈 작곡가와 함께 음악 활동을 시작한 이상호 작곡가를 소개받았다. 그는 이 작곡가에게 수개월 레슨을 받고 이후 스스로 소속사 등에 데모곡을 돌려 이수영 앨범의 수록곡으로 곡이 채택되는 기회를 얻었다. 결국 그 곡은 수록곡에서 타이틀곡으로 변경, 좋은 발판으로 정식 작곡가 데뷔를 했다.

이후 슈퍼주니어 예성, 미스에이 민, 비스트, 어반자카파 조현아, 딕펑스, 레인보우, 크레용팝, KCM, 샤이니, 스탠딩에그, 김규종, 캔도, JK김동욱, 나래&기련 등 수많은 아티스트와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10년 만에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실력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어깨깡패는 작곡가 인생에 대해 ‘아직 10년밖에 안 됐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꾸준함, 10년간 쌓은 내공이 만나 또 한 번 대중들의 기억에 깊게 자리 잡을 곡을 탄생할 예감이다. 끝으로 그는 “싱어송라이터 윤딴딴과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byh_star@fnnews.com fn스타 백융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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