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열혈사제’ 고준, 역할 위해 메이크업도 포기한 연기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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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준이 지친 심신을 쉴 수 있게 환기시켜주는 작품이자, 어렵고 복잡하지 않은 잠깐 쉴 수 있는 쉼터 같은 드라마인 ‘열혈사제’를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남겼다. 기존의 악역 캐릭터와 결이 다른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열혈사제’는 다혈질 가톨릭 사제와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가 한 살인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고준은 극중 대범무역의 대표 황철범 역을 맡아 냉혈한 악당의 모습부터 넉살 넘치는 조직폭력배의 모습까지 입체적인 캐릭터를 선보였다. 특히 구수한 사투리와 눈웃음, 능청스러운 사투리로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했다.

“기존에 있었던 악역 캐릭터와 결을 달리 두겠다는 목적성은 없었어요. 인간의 인생이나 가지고 있는 성격들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리얼리티하게 그려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인물을 구축하는 시발점이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에서 시작해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황철범이라는 인물은 어떤 트라우마가 있길래 이렇게 살아가고 행동하는지에 대해 유추하고 찾아내려고 노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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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의 황철범 캐릭터를 맡기 까지 고준을 망설이게 했던 것은 바로 한 쪽으로 기우는 이미지 때문이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망설였어요. 고준이라는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색깔이 고갈됐다고 판단했었죠. 그동안 전라도, 경상도, 연변 깡패 등을 했었는데, ‘과연 이번 작품에서 뭘 더 보여드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죠. 괜히 저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었나 생각도 해요. 좋은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현존하는 최고의 배우들은 거친 캐릭터들을 소화했었잖아요. 좋은 신호탄이라 생각해요.”

고준은 최근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터뷰는 물론이고 각종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것. ‘열혈사제’가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고준을 비롯해 음문석, 안창환 등 조연 배우들의 활약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가 이러한 일들을 누릴 수 있는 깜냥이 되는지 의구심이 들어요. 현실감이 없는 느낌이죠. 얼떨떨하고 기분이 좋으면서도 저한테 의심이 들었어요. 연기할 때도 집중해서 지양하는 부분이 나라는 사람이 드러나면 안 되고 인물이 보여야 한다는 것이에요. 많은 작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시는 분들이 같은 사람이 연기했다고 인지하지 못할 때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고준이라는 브랜드가 가시화 되지 않았던 게 그 이유라 생각해요. 이번에는 고준이라는 브랜드가 가시화 돼 오히려 내가 인물 연기를 잘 못했나?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출연한 작품의 95%가 노 메이크업이에요. 분장의 힘을 받지 않으려 해요. 그렇게 하면 피부 톤, 느낌, 체형의 변화를 모두 느낄 수 있어요. 제가 살아온 흔적을 연기선상에 올릴 수 있게 하고 싶거든요. 사실 제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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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은 ‘열혈사제’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으며, 서로 상대편이라 겪었던 고충도 밝혔다.

“남길이랑 성균이, 하늬한테는 정말 고마워요.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요. 현장에서 마치 학창시절로 회귀한 것처럼 너무 재미있고 의지하고 배려하고 장난치면서 지냈어요.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서 마치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저에게 서슴없이 장난을 쳐 준 팀이에요. 이 팀 중에 인원이 바뀌면 이 맛이 안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좋은 작품에서 또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 남길이랑 성균이는 부부처럼 붙어 다니니까 너무 부러웠어요. 저는 구담 카르텔 멤버들하고 주로 촬영해서 촬영 할 때는 거의 못 만났거든요. 그래도 카르텔 멤버들이 알고 보니 대학 선후배라서 급 친해졌어요. 선배님들도 편하게 대해주셨고, 같은 학교라는 이유로 편안했던 것 같아요.”

끝으로 고준은 지금까지 올곧게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켜나갈 자신의 목표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누구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잘 대변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마다 아픔과 트라우마가 있는데, 위로해 줄 수 있고 응원해줄 수 있는 정도로 연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목표에요. 누군가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설명하고 대변했을 때는 기만하거나 비아냥이 될 수 있어서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누구나 상처가 있기 때문에 누가 되거나 폐가 되지 않게 올곧이 잘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악역이 아닌 그 반대 지점에 서 있는 캐릭터도 꼭 해보고 싶다던 고준이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을 선보이게 될지, 또 그가 보여줄 캐릭터는 어떤 매력을 발산할지 기대를 모은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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