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문소리 “‘배심원들’, 이상한 유쾌함&새로움 있는 매력적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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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소리가 영화 ‘배심원들’을 통해 지난 2008년 대한민국 최초로 시범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재판장 김준겸 역을 맡았다. 그는 강한 신념을 가진 원칙주의자로, 법은 몰라도 상식은 지키고 싶었던 여덟 명의 배심원들과 재판을 예측 불가한 방향으로 이끌며 긴장과 재미를 선사한다.

문소리는 ‘배심원들’의 어떤 매력에 끌려 작품에 합류하게 됐을까.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신기했어요. 자극적인 요소들이 별로 없는데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었거든요. ‘어떻게 되려고 그러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이 빨리 넘어갔어요. 세상이 뒤집어지는 일은 아닌데도 뭉클하길래 ‘내가 맘이 약해졌나?’라는 생각을 했죠. 여러 사람이 이뤄낸 작지만 큰 성과가 뭉클하게 다가왔어요. 새로운 영화적 시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모르게 새로운 점이 있는 작품이었어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영화가 없어서 새롭게 느껴졌을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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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들’의 주 배경은 법정과 배심원실, 그리고 재판장실 등 법원 내 공간들이다. 기존의 작품들과 다르게 ‘배심원들’은 법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잘 짜여진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느낌도 든다.

“법정 드라마라고 하면 무게감이 클 거라는 생각을 해요. 게다가 법정만 계속 나오면 재미가 없고 답답한 구석이 있을 거라 생각하죠. 피고인의 입장에서 얼마나 억울한지, 변호사나 검사의 입장에서 피 튀기는 공방을 예상하는데, 우리 영화는 법정물임에도 불구하고 경쾌하고 이상한 유쾌함이 있는 소동들이 있어요.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어요. 장점이자 약점이라는 생각도 했죠. 물론 잘 되면 장점이 되겠죠.”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하는 판사 김준겸을 연기하기 위한 준비는 결코 쉽지 않았다. 작품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캐릭터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이번 작품은 준비 과정이 길어서 감독님이랑 재미나게 준비할 수 있었어요. 여러 판사님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재판도 봤었죠. 18년 경력의 판사의 느낌을 내려면 준비 할 게 많았어요. 김준겸 캐릭터에 대해 할 말이 많았는데, 흐름상 그걸 할 수 없었죠. 인간 김준겸의 미묘한 입장들이 쌓여야 나중에 설득력을 갖는다고 생각했어요. 캐릭터에 대해 정해놓지 않고 거의 문자중독에 가깝게 많이 읽으려 노력했고, 이야기를 들으려 했어요. 법조계가 마치 내 일처럼 매일 관련 뉴스를 접했죠. 판사도 우리랑 비슷하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판사마다 다를 수 있고요. 그럼 문소리 같은 판사를 만들어 봐도 되겠구나 생각했죠. 판사는 본인의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사람들이라 말을 할 때 본인의 생각이 굉장히 명확해요. 제가 김준겸이라는 사람의 리듬, 템포를 생각할 때 굉장히 참고했던 부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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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판사라는 직업은 결코 쉽지 않다. 판결 하나에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소리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실제 판사님들도 판결을 내리고 나서 심리적으로 힘든 분들이 많다고 해요. 맘이 복잡하거나 허하다고 그래요. 그럴 때 어떻게 하는지 물어본 적도 있어요. 우리가 권위를 준만큼 따라오는 무게도 큰 것 같아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우리는 영화니까 즐기면 되는데, 그 분들의 삶에서는 드라마틱하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밖에도 문소리는 ‘배심원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박형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선배들이랑 작품을 한다니 좋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운 마음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저도 좋았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죠. 영화 경험이 많지 않았으니까요. 서로 그런 마음이 있었지만, 서로 굉장히 마음을 빨리 열었어요. 박형식 군은 8명의 배심원들 속에서 튀려하지 않고 하나의 그림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좋았어요. 그 모습에 더 성장하고 잘 되겠구나 생각했죠. 밝은 기운을 주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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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문소리는 ‘배심원들’에 대한 만족감과 애정을 드러냈다.

“늘 작품이 나오면 기술시사 때만 보고 잘 안보는 편이에요. 관객입장에서 편하게 볼 수가 없거든요. 시사회를 가도 관객들 반응만 살피느라 영화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관객들에게 ‘배심원들’이 어떻게 다가갈지 걱정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영화를 띄워놨다는 것이죠. 열심히 견고하게 만들어서 그 방향으로 가게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2008년 법정에서 벌어진 그날의 이야기를 담은 ‘배심원들’은 오는 15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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