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한예나, ‘뜬구름’ 같았던 칸 영화제..‘람보5’로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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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예나가 영화 ‘람보5: 라스트 블러드’를 통해 제72회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영광을 얻었다. 미국에서 연기생활을 먼저 시작했던 그의 인연이 현재의 ‘람보5’까지 닿은 덕분이다. 아직 국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생 연기를 목표로 국내서도 차곡차곡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학교를 미국에서 다녀는데, 졸업하자마자 5년 정도 연기 활동을 했어요. 한국에 와서도 당시 에이전트 담당자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었는데, 이번에 ‘람보5’ 프로듀싱을 맡게 돼 저에게 기회를 주신 거죠. 덕분에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게 됐어요. 전도연 선배님의 사진이 나온 잡지 표지를 집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항상 꿈꾸면서 상상했어요. 어머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깐느는 ‘뜬구름’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죠. 그 사진을 떼지 않았던 것은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번에 영화제에 참석하게 돼 감회가 남달라요. 기분이 들떠 있기도 하고 감사해요.”

미국에서 연기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왜 한국행을 선택했을까.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하는 상황이기에 그가 이러한 선택을 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13~15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 동양인 배우가 설 자리가 없었어요. 바보 역할 아니면 악역이나 몸을 쓰는 격투가 캐릭터 정도였어요. 캐릭터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를 쓰는 게 일반적이었죠. 당시 한국 영화 ‘쉬리’나 ‘괴물’ 등이 외국에서도 찬사를 받고 있었는데, 저도 그러한 작품 속 캐릭터를 너무 맡고 싶었어요. 게다가 저는 한국 사람이잖아요. 미국에서 활동이 시너지를 받지 않을까라는 큰 꿈을 갖고 한국으로 왔는데, 현실은 반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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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처음부터 다시였다. 아는 사람도 없는데다가 그의 실력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거의 잡지 못했다. 또한 극단에서 집단생활이라는 거대한 벽을 만나기도 했다. 눈물의 나날이었다.

“처음에는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게 힘들었어요. 중3 때 미국을 갔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사회생활은 한 적이 없던 상태였어요.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돼 극단에 들어갔는데, 선후배 관계 등 인간관계를 함에 있어서 눈물을 많이 흘렸어요. 게다가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이 시스템화 돼 있지 않다보니 진입 자체가 어려웠죠. 한국말 억양을 완벽하게 고치는 데 1년 정도, 익숙해졌다 생각하는데 5년, 엔터테인먼트 생리를 이해하는데 7~8년이 걸렸어요. 한국에서 와서 매니지먼트도 5~6곳 정도 만났는데, 인연이 닿지 않았죠. 지금은 굉장히 편한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그동안 쌓은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작품을 한 두 개씩 하고 있어요.”

한예나는 드라마 ‘내게 거짓말을 해봐’, ‘굿바이 마눌’, ‘야왕’ 등을 비롯해 영화 ‘미녀는 괴로워’, ‘퍼즐’, ‘두 얼굴의 여친’, ‘미확인 동영상’, ‘창수’, ‘로마의 휴일’ 등에 출연하는 등 꾸준히 활동해왔다.

“조바심을 낸 적도 있어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결혼 등 생각할 것도 많아졌고요. 평생 연기를 할 거니까 마음을 내려놓는 트레이닝을 했었죠. 스스로에게 조바심을 갖지 말자는 최면을 걸었어요. 그 전까지는 결과물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 같아요. 나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충실해야 하는지 초점을 맞췄어요. 예전의 저와 지금의 저를 모두 본 지인들은 말할 때 깊이가 생기고 여유가 생겼다고 해요. 3~4년 동안은 배우로서 삶을 살진 못했지만, 그 시간이 오히려 깊이와 향기를 더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저에게 있어서 역할들을 깊이 이해하는데 자양분이 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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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나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끈기’다. 어떤 일을 시작하면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끝까지 해내는 것이 지금의 한예나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 배우로서 목표와 더불어 가깝거나 먼 훗날의 자기 자신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그동안 주변에서 ‘뭐하는 분이세요?’라고 물어보면 제일 난감했어요. 배우라고 하면 놀라더라고요. 스스로 배우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에요. 그 다음으로는 배우라는 커리어로 사회에 공헌하는 일들을 많이 하고 싶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시너지 효과가 무척 크거든요. 꿈이 있는 사람들한테는 각각 차례가 주어진다 생각해요. 그 줄의 중간이나 앞, 혹은 뒤에 자기가 서 있는 거죠. 제 경우에는 후발주자인 것 같아요. 줄이 길다 해서 포기하지 않고 제 차례가 올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아무리 줄이 길다 해도 자기 차례가 온다는 신념과 믿음을 갖고 서 있으면 언젠가 꿈을 이룰 수 있다 생각해요. 그날을 위해서 항상 준비를 하고 기다려야겠죠.”

한편 한예나는 ‘람보5’ 외에도 차기작으로 웹드라마 촬영을 앞두고 있다. 그는 칸영화제 참석 이후 독일에서 약 2주 간 촬영을 할 예정이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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