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계 축구 정상에서 페미니즘을 외치다.. “동일 경기, 동일 수당”

0

201907080833107455.jpg

7월 13일, 오늘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의 90번째 생일입니다. 제1회 월드컵은 1930년 우루과이에서 개최됐는데요. 개최지 우루과이까지의 장거리 항해에 부담을 느낀 많은 유럽국가들이 참가를 포기하며 13개국만이 참가했습니다. 진정한 ‘세계인들의 축구 축제’라기보다는 시작에 의의를 둔 대회였죠.

이후 90번째 생일을 맞이한 FIFA 월드컵은 엄청난 성장을 이뤘습니다.  지난해 FIFA가 발표한 재정보고서에 따르면 2018 러시아월드컵에 303만1768명이 경기장을 찾았으며 약 6조3000억원(53억5700만달러)이라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뒀습니다.

■ “동일 경기, 동일 수당” 한 목소리 외친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201906100900036624.jpg

2019 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 역시 지난 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경기당 평균 3골에 가까운 득점이 터진 흥미로운 경기에 110만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했습니다. 여자 축구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준 대회였죠. 무엇보다 주목받은 점은 축구계의 성차별적 문제들에 대한 목소리를 제기했다는 점이었습니다.

프랑스 여자 월드컵 결승전 시상식 당시 관객들은 “동일 경기, 동일 수당(Equal play, equal pay)”라는 구호를 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기존 남성 중심적인 스포츠 시장의 성차별의 본질을 꿰뚫는 외침이었죠. 프로 선수들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결국 돈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회 최우수 선수와 득점왕을 수상하며 미국 대표팀의 우승을 이끈 메건 라피노(34∙레인 FC)도 관중들의 응원에 화답했죠. 메건은 “공개 야유는 누구도 해치지 않는다. 나도 팬들의 야유에 동의한다”며 ‘동일 경기, 동일 수당’을 지지했습니다.

■ 10배 차이나는 우승상금… 선수 몸값 차이는 100배 이상↑

201907121706220311.jpg

실제로 남자 대표팀과 여자 대표팀의 우승 상금 차이는 상당했는데요. 2018 러시아월드컵을 우승한 프랑스 남자 대표팀은 약 450억원의 상금을 받았지만 여자 월드컵을 우승한 미국 대표팀은 약 47억원(400만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이 같은 상금 격차의 원인으로 많은 이들은 시장 규모를 주목합니다. 남녀 프로축구에 투입되는 자본 규모가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라는 것입니다.

지난 2018-19시즌 영국 여자축구 1부 FA 슈퍼리그의 우승 팀인 아스날 여성팀의 경기 입장권은 약 1만원에 온라인 구매가 가능합니다. 반면 리그 5위를 기록한 남성팀의 경기 관람료는 약 10배 가량 비싼 10만2000원 수준입니다. 라이벌 경기의 경우에는 30배 이상(32만5000원)의 웃돈을 얹어줘야 합니다.

경기장 규모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요. 여성팀의 홈구장 ‘미도우 파크’는 4000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이 구장 마저도 23세 이하 청소년팀과 보어헴우드FC라는 구단과 함께 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반면 남성팀의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은 약 6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구장입니다. 팬들은 매주 비싼 입장료를 기꺼이 치르며 6만석의 경기장을 가득 메우죠.

선수들의 몸값 역시 큰 차이를 보입니다. FA 슈퍼리그의 여성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약 4000만원(3만유로)입니다. 반면 프리미어리그의 남성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약 38억5000만원(290만유로)으로 100배 가량 차이를 보였습니다. 

■ 그럼에도 필요한 외침, "동일 경기, 동일 수당"

201907030715002660.jpg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메건 라피노와 같은 선수들은 “동일 경기, 동일수당”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 외침은 단순히 금전적인 문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불공정한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입니다.

핵심은 여성 선수들과 여성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의 가치를 저평가해온 축구계에 대한 지적입니다. 수당이란 일을 하고 받는 보상입니다. 월드컵 우승국의 남녀 선수들은 모두 세계 최강 국가를 가리는 무대에서 승리했습니다. 두 팀의 차이점은 성별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보상이 다르다는 것은 경기의 가치를 다르게 두고 있다는 의미 아닐까요?

여성 선수들이 자본 규모의 차이를 모를 리 없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스포츠 분야는 남성들이 독점해왔습니다. 특히 섬세한 손이 아닌 발과 몸이 투박하게 부딪치는 축구의 성별의 벽은 더욱 높았습니다. 이처럼 남성 중심의 시장이 고착화됨에 따라 남성 선수들의 경기가 여성 선수들에 비해 가치가 높다는 인식의 관성이 생긴 것이죠.

이러한 관성이 결국 여성 선수들이 남성 선수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연봉을 받으면서 뛰고 있는 현 시스템을 만든 것입니다. 이처럼 당연하게 쌓여온 격차들을 깨기 위한 외침이 “동일 경기, 동일 수당”입니다.

하지만 이 격차가 줄어드는 일은 요원해 보입니다. FIFA는 여성 월드컵 상금에 대해 "이번에 2배로 인상했고 향후 더 높은 금액으로 조정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남자 월드컵 상금은 더 큰 폭으로 상승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930년의 오늘, 첫 번째 월드컵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여자 월드컵이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90년이 지난 오늘에는 남녀 월드컵의 “동일 경기, 동일 수당”이 공론화되기 시작했네요. 그렇다면 100주년을 맞는 2030년의 월드컵 때에는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여자 축구 #월드컵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Faceboo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