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리뷰] ‘엑시트’, 조정석X임윤아의 출구 없는 ‘짠내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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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시트’의 조정석과 임윤아가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재난 영화를 선보인다. ‘엑시트’는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 하는 청년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의 기상천외한 용기와 기지를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다.

짠내 폭발 청년 백수인 용남과 퍽퍽한 현실 회사원 의주는 대학 시절 산악부 에이스로 활동했던 선후배 사이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그저 눈칫밥만 먹는 청년 백수와 막내와 다를 바 없는 연회장 부점장일 뿐이다. 용남의 어머니 고희연 자리에서 우연히 두 사람은 재회하게 되고, 옛 추억을 떠올릴 새도 없이 도심 전체로 퍼진 유독가스에 대탈출을 시도하게 된다.

조정석에게 코믹과 짠내는 낯설지 않은 수식어들이다. ‘엑시트’에서는 그간 선보였던 코믹 연기의 정수가 담긴 웃음을 선사한다. 이를 돋보이게 한 것은 바로 망가짐을 불사한 임윤아의 공이 크다. 두 사람의 억울한 듯한 울상을 보면서 웃음을 참기란 쉽지 않다. 두 사람은 목숨을 위협하는 유독가스를 피해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면서도 끊이지 않는 티키타카(사람들 사이에 합이 잘 맞아 빠르게 주고받는 대화)로 웃음을 선사한다. 또한 백퍼센트 현실 반영 리액션으로 애틋함마저 자아낸다.

흔히 재난영화를 살펴보면 특수 훈련을 받거나 뛰어난 능력을 가진 전문요원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엑시트’의 용남과 의주는 그저 주어진 사회 현실에 치여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소시민 캐릭터다. 무방비 상태에서 도시 전체에 넓게 퍼진 뿌연 유독가스 때문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을 스스로 헤쳐 나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응원하는 마음이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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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의 가장 큰 강점은 유쾌함이다. 그저 이야기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영화를 즐기면 된다.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상황도, 억지로 눈물을 짜내는 장면도 존재하지 않는다. 여주인공 또한 남주인공과 비등한 클라이밍 실력을 가지고 있어 민폐 캐릭터가 아니다. 영웅 심리로 자신을 희생해 남을 구하려는 것이 아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 이끄는 대로 행동할 뿐이다. 물론 그러한 선택에 후회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탈출하는 동안 주변 사물과 도구 등을 활용해 위기를 벗어나는 용남과 의주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맥가이버’ 시절의 감성을 느끼는 관객들도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그동안 갈고 닦아왔지만 쓸모없어 보였던 기술과 재주가 언젠가 빛을 발할 수도 있다는 희망도 생긴다.

유쾌한 이야기 이면에는 배우들이 노력한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넘으며, 벽을 타고 오르는 등 사전 훈련이 없이는 절대 해낼 수 없는 액션들을 조정석과 임윤아는 척척 해낸다. 두 사람은 러닝 타임 내내 가만히 서 있을 때보다 뛰고 있을 때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뛰는 게 아니면 벽을 타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다. 작품 속 용남과 의주가 흘리는 눈물은 어쩌면 잘생김과 예쁨을 포기한 두 배우가 실제로 힘들어서 흘리는 눈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처럼 ‘엑시트’는 도심 속 유독가스 누출이라는 신선한 설정과 안쓰러움과 응원을 유발하는 짠내나는 캐릭터들의 열연, 위기 상황에서 돋보이는 끈끈한 가족애 등이 한 작품에 모여 관객들에게 유쾌한 여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엑시트’를 본 후유증 아닌 후유증이라면, 무관심의 대상이었던 옥상의 문은 열려 있는지, 지하철이나 건물 등에 비치돼 있는 방독면의 실제 사용 시간은 얼마나 될지, 우리 주변에 있는 빌딩들의 층고는 어떻게 되며, 비상계단은 어디에 있을지 등에 관심이 생긴다는 것이다. 일부는 ‘클라이밍을 배워야 하나’라는 고민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우 조정석과 임윤아의 출구 없는 짠내 퍼레이드는, 오는 31일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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