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사자’ 안성기 “‘나 아직 여기 있어요’라고 알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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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영화 ‘퇴마록’을 통해 신현준, 추상미와 악령을 퇴치하던 안성기가 2019년 박서준과 함께 ‘사자’로 돌아왔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 부)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트린 강력한 악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안성기는 극중 악을 쫓는 구마 사제 안신부 역을 맡았다. ‘안신부’라는 캐릭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김주환 감독은 구상 단계서부터 안신부 역에 안성기를 생각했었다. 그렇다면 안성기는 왜 ‘사자’를 선택했을까.

“그동안 작은 영화들을 많이 했었는데, 그러다보니 관객들과 만남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영화를 볼 수 있는 젊은 세대들과 만남이 잘 이뤄지지 않았어요. 앞으로 그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계속 영화 관객이 될 텐데, 그 사람들에게 ‘나 아직 여기 있어요’라고 알려주고 싶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저라는 배우가 어떤지 알려주고 싶었고, 그들과 친해지면 그러한 지점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주저 없이 ‘사자’를 선택했어요. 시나리오 속 안신부 캐릭터를 보니 매력 있고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영화도 ‘재미있겠구나’라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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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부는 악을 쫓는 구마 사제다. 덕분에 악령들에게 호되게 당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엄청 긴 라틴어 기도문도 소화해야 했다.

“박서준 씨의 액션에 비하면 큰 어려움은 아니었어요. 액션보다는 라틴어가 제일 어려웠어요. 처음 보는 언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됐죠. 그래서 무조건 외우자라는 생각으로 달달 외웠어요. 그러다보니 지금도 그게 기억에 남아서 고민이죠. 물속에 앉아 있으면 라틴어 기도문이 절로 나와요. 라틴어를 외울 때 모든 정리를 목욕탕에서 했거든요. 작품 속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무기이자 힘은 라틴어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악령과 격투하고 대적하고 싸우듯이 라틴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스스로 생각해도 이 부분은 잘 한 것 같아요. 혹자는 조금 틀려도 모르니까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모르는 소리에요. 대사를 통째로 외웠기 때문에 중간에 틀리면 하나도 안 나온다. 끝까지 갔다는 건 내가 완벽하게 했다는 거죠. 박서준 씨의 진짜로 격투기 챔피언으로서의 모습과 라틴어의 힘의 균형이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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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때와 비교하면 ‘사자’의 CG는 천지가 개벽할 정도다. 하지만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는 CG를 고려하며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김주환 감독이 굉장히 정확하고 섬세하게 가르쳐줬어요. 이 정도에 얼마만큼의 크기가 있으니 피하고 충격을 받으면 된다는 식으로 어떻게 변하고 그려지는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어려움이 덜했죠. 결과물을 보니까 상상했던 거랑 거의 비슷하게 나왔어요. 김주환 감독이 설명을 잘 해줬어요.”

겸손하게 감독에게 공을 돌리는 안성기. 그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 한 가지가 있다.

“잔상이 오래 남아서 무서운 영화를 잘 못 보는 편이에요. 혼자 무서운 걸 본 날엔 집에 혼자 가는 것도 힘들고, 집에 혼자 있으면 괜히 돌아보게 돼요. 상상력이 너무 풍부해서 그런 걸까요?(웃음) 쓸데없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무서운 것은 될 수 있으면 안 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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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나오고 부마자들의 기괴한 모습들이 그려짐에도 불구하고 안성기가 선택한 ‘사자’. 안성기는 장르적인 다양함도 필요하지만, 그 안에 따뜻함과 감동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영화가 다양해진다고 생각해요. 어떤 스타일의 영화가 나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무슨 이야기를 잘 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장르야 다양할수록 좋죠. 요즘에 외로움을 느낄 때가 가끔 있어요. 전성기 때를 함께 했던 감독들 중에 지금도 작품 활동을 하는 감독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이가 있는 사람들 위주의 영화가 극히 드물게 돼요. 그런 것들이 너무 아쉽죠. 같이 활동을 했던 감독, 배우들과 오랫동안 같이 간다면 영화가 좀 더 다양해지고, 깊이 있는 영화들이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요.”

올해로 데뷔 62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 안성기도 영화 개봉을 앞두고 긴장되고 떨리는 건 매한가지다. 3년 전 영화 ‘사냥’의 부진으로 관객들과 소통에 실패했던 그가 ‘사자’로 다시 한 번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자’는 오는 31일 개봉 예정이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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