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힘내리’ 차승원, 아름드리나무 같이 곧고 든든한 배우..그리고 ‘착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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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승원이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통해 추석 극장가에 건강하고 밝은 웃음을 전하러 나섰다.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는 달리 감칠맛 나는 코미디 연기로 2000년대 초반 한국 코미디 영화의 주축을 이뤘던 차승원의 오랜만에 코미디 복귀작에 관객들의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코미디 부분을 어떻게 스무스하게 넘어갈지가 딜레마였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한에서는 최선이었어요. 부족한 가운데서도 열심히 했어요. 그게 만족스럽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부족해야 나중에 더 잘 할 수 있게 채찍질을 할 수 있잖아요. 한 때는 우쭐했던 적이 있어요. 요즘에는 제 부족함이 많이 보여요. 전에는 그릇도 안 되는 데 자꾸 구겨 넣기만 하니까 삐걱거렸어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채워 넣어야 하는데 말이죠. 누군가의 도움에 대한 고마움을 잘 몰랐어요. 지금은 모르면 모른다고 이야기해요. 같은 작업을 하는 한 배를 탄 사람들에게 제가 도움 받지 않겠다고 하는 순간 멀어진다 생각해요.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보고 내 의견을 내다보면 마음을 열게 되는 것 같아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하루아침에 딸벼락을 맞은 철수(차승원 분)가 자신의 미스터리한 정체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반전 코미디를 다룬 작품이다. 또한 ‘럭키’로 약 7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이계벽 감독의 신작이기도 하다.

“최선을 다했지만, 모자란 부분이 많아요.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고 넓게 생각해볼걸’이라는 아쉬움이 남죠. 그래도 시사회가 끝나고 제가 우려했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안 나와서 기분 좋아요. 이 영화를 바라보는 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결핍이 있는 아빠와 아픈 딸이 서로를 의지하고 살아갈 수 있겠다가 제일 중요했어요. 행복의 기준은 잘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만나는 게 더 좋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걸로 되게 만족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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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은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이계벽 감독을 손꼽았다. 이계벽 감독의 어떤 부분이 차승원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원래 유해진 씨랑 일 이야기는 잘 안하는데, 한 번은 이계벽 감독이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한 적이 있어요. 저랑 해진 씨가 느끼는 것이 비슷하거든요. 이계벽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심성이 되게 고와서 오래 연을 맺고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온화하고 인간애가 넘치는 사람이라 그게 너무 좋아요. 이 작품은 시나리오보다 이계벽 감독님을 보고 했어요.”

심성이 고운 좋은 감독과 자신의 생각이 올곧고 바르게살기 위해 노력하는 배우가 만나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반전 코미디를 만들었다. 차승원은 딸보다 낮은 정신연령을 가지게 된 철수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싶었을까.

“철수에 대한 레퍼런스가 몇 가지 있었어요. 근 한 달 동안 보면서 얼추 비슷한 한 분을 찾았는데, 그걸 똑같이 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상황도 맞지 않았어요. 그게 딜레마였죠. 촬영을 하면서 몸에 좀 익으니까 지금의 철수가 된 거죠. 대신 이상한 코미디는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어요. 대입할 수 있는 모습은 없다 생각해요. 어떤 감정을 딱 발췌해서 쓰는 것은 좋지 않아요. 배우는 자기를 찾는 작업인 것 같아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 상태에서 하는 게 가장 좋은 연기라 생각해요. 자기와 비슷한 캐릭터의 접점을 찾는 순간 인생작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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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지는 차승원은 카리스마 있고 마초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통해 의외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유재석 씨와 이야기를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저를 생각할 때 되게 치열할 것 같다 그러더라고요. 하지만 그렇지는 않아요. 또 어떤 사람들은 저를 굉장히 마초처럼 보는데, 그건 너무 싫어요. 게다가 사람들은 제가 눈치를 전혀 안 보고 살 것 같다 하는데, 되게 많이 봐요. 그러니까 고구마를 캐면서도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에 열심히 한 거죠. 예능이니까 엄청 눈치를 봤어요. 또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경계가 약간 불분명해요. 처음에는 안 된다 하다가도 ‘그래서?’가 돼요. 소심한 부분도 있고요. 예전에는 ‘차승원=코미디’라고 하는 게 싫었어요. 나이가 들면서는 그런 평가조차 좋아요. 게다가 저는 기본적으로 유머를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작품마다 제 캐릭터에 그런 모습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때는 코미디적인 한정된 이미지 때문에 관둔 적도 있는데, 지금은 ‘내 그릇은 이만큼인데 좀 더 공부하면 다른 모습도 보여 줄 수 있겠지’라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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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차승원은 ‘힘을 내요, 미스터리’와 주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으며, 인간 차승원으로서의 인생 목표를 밝혔다.

“최근 3년 사이에 좋은 뉴스를 별로 못 봤어요. 평소 뉴스를 많이 보는데, 굿 뉴스가 없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세상이 좀 무서워요. 그래서 ‘힘을 내요, 미스터리’ 인터뷰를 하는 첫날에 ‘다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어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잘 돼야 저한테도 돌아오는 거잖아요. 배우의 능력과 상관없이 인간적으로 봤을 때 앞으로 아름드리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게 궁극적인 목표죠. 그러게 위해 잘 하려고 노력해요. 근데 잘 안되네요. 잘 살아나가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제일 잘 하는 걸 하는 게 제일 자연스럽다 생각해요.”

좋은 마음을 가진 배우와 감독, 그리고 좋은 의미를 가진 작품이 만나 선보이는 완벽한 앙상블은 오는 11일 개봉하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 만날 수 있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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