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김유정 “‘비밀’, 스스로 선택한 작품..좋은 시너지 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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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해를 품은 달’, ‘메이퀸’, ‘황금무지개’, ‘앵그리맘’ 등 안방극장에 선 굵은 연기로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내공을 과시했던 배우 김유정이 박은경, 이동하 감독의 영화 ‘비밀’로 돌아왔다. 그는 10년 전 연쇄 살인 사건 범인의 딸이라는 무거운 캐릭터를 맡아 그간 작품에서 보여왔던 모습들과 180도 다른 신선함을 선사한다.

‘비밀’은 살인자의 딸, 살인자의 딸을 기른 형사,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남자라는 세 인물을 중심으로 그려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가해자와 피해자의 남겨진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당사자가 아닌 남겨진 이들 사이에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관계가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김유정은 남에게 말 못하는 아픔을 가진 정현 역을 맡아 ‘아역’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성동일, 손호준과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비밀’은 김유정 본인이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이기에 그 애착도 남달랐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 학업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유정과 만나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비밀’은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이에요. 그래서인지 이제까지 작품 중에 배울 것이 가장 많았어요. 제가 앞으로 연기를 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배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 작품이죠. 그래서 ‘비밀’에 욕심이 났었죠. 내면의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과정이 제 자신에게도 좋은 시너지를 줬던 것 같아요. 물론 연기하는 데 있어서 어려웠었죠. 하지만 그런 감정을 끌어내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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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열일곱. 김유정 또한 극 중 정현이의 나이처럼 감성이 풍부해 떨어지는 낙엽만 보고도 꺄르르 웃는다는 고등학생이다. 캐릭터에 깊이 공감을 느꼈던 그였기에 떠나보내기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현이는 굉장히 외로운 아이라 생각했어요. 그 나이에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들이잖아요. 혼자 마음속에 감춰두고 삭히는 게 스스로를 외롭게 만든다 생각했어요. 그런 정현이의 외로움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정현이를 통해 제 안의 어두운 모습과 내면을 끄집어내고 싶었죠. 많은 걸 경험한다는 것에 마치 계단을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정현이라는 친구를 가장 잘 이해했기에 떠나보낼 때 뭔가 아쉬운 마음이 있었어요.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쉽지 않았어요.”

김유정과 대화를 나누고 있노라면 ‘아역’이라는 수식어는 어느새 까맣게 잊게 된다.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깊이를 가지고 있는 그에게 대견함과 아쉬움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건 비단 한 사람만이 아닐 것이다.

“스스로도 어떤 행동을 할 때 전보다 생각과 고민이 많아졌다는 것을 느끼고 신기했어요. 내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반면에 또래 친구들에 비해 성숙해 보이는 것 같아 아쉬운 점도 있어요. 그런 말을 들으면 서운하기도 하죠. 뭔가 놓치고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죠. 제 스스로도 학교 수업에 자주 빠진 것에 대한 미안함과 그와 상반되는 연기에 대한 욕심 등이 부딪치는 시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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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쌓은 간접경험들이 김유정을 더욱 성숙하게 만든 것이라 여겨진다. 그는 천상 배우임을 증명하듯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매 작품마다 아쉬운 것들이 많아요. 작품마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노력해서 스스로 보여줄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끄집어내자고 마음먹지만,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굉장히 아쉬운 것도 많고 더 하고 싶은 욕심도 들어요. 한동안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몰라 중심을 못 잡았는데, 지금은 제가 뭘 했을 때 가장 편하고 좋았는지 점점 알아가고 있어요.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책을 볼 때 가장 행복해요.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하는지 보면서 좋은 것은 흡수하려고 욕심내요. 영화를 일주일에 네 편 이상 보는 것 같아요.”

반면 당차보이고 어른 같아 보이는 김유정이지만, 그도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인 악플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상처받는 여린 소녀였다. 주위의 따뜻한 보살핌이 있기에 그가 힘을 내고 단단해질 수 있었다.

“악플에 대해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하죠. 생각하면 끝도 없고 스스로 힘들어지잖아요. 그래도 신경을 안 쓸 수 없죠. 그걸 이겨내는 과정에서 힘들어하고 아파봐야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생각해요. 어느 순간 나아질 때가 있고 시간이 해결해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가족과 친구들이 큰 힘이 되죠. 한번은 너무 우울하고 힘들어서 엉엉 울고 있는데, 언니가 저에 대해 SNS에 올라온 좋은 댓글들을 캡처해서 보내줬어요. 그걸 보면서 울다 웃었었죠. 함께 활동하는 아역 친구들도 서로 말은 안 해도 힘이 되고 기댈 수 있는 안식처 같아요. 이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더 힘든 상황이 왔을 때 버틸 수 있는 내면이 다져진다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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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은 끝으로 ‘비밀’ 속 정현이에게도 한마디 인사를 남겼다.

“정현이가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감정을 억지로 숨기려 하지 않았으면 해요. 저 또한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고 생활하면서 원하지 않을 때도 성숙해져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느낌이 들었죠. 그래서 정현이라는 친구를 떠나려 할 때 더 아쉬웠나 봐요.”

아빠 앞에서는 어리광 부리는 천진난만한 딸로, 짝사랑하는 남자 앞에서는 한없이 수줍은 소녀로, 학교에서는 바른 모범생으로, 가슴 깊이 혼자만의 비밀을 간직한 어두운 소녀의 모습까지 김유정의 다양한 모습들은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비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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