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ML 꿈’ 이번엔 이뤄질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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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61802188538.jpg김광현(31·SK)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하고 있다. 5년 전 한 차례 시도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으나 무산됐다. 조건이 맞지 않았다. 이번엔 그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두 가지 전제가 요구된다. 우선 SK가 김광현을 풀어주어야 한다. 김광현의 계약기간은 내년까지다. SK 구단의 동의 없이는 해외야구 진출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SK는 말을 아끼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김광현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평가다.

5년 전 김광현이 미국으로 건너가기 일보 직전 주저앉은 이유도 결국 그에 대한 야박한 평가 때문이었다. 당시 김광현은 포스팅시스템에 의해 메이저리그를 노크했다. 일 년 전 류현진(32)이 LA 다저스로 가면서 뚫어 놓은 길에 몸을 얹었다.

류현진은 다저스로부터 2573만 7737달러(약 300억 원)의 포스팅 금액을 받아 냈다. 이 돈은 한화 구단으로 입금됐다. 류현진 개인은 6년 간 3600만 달러를 챙겼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구단이 김광현에게 제시한 금액은 그보다 훨씬 못한 200만 달러였다.

류현진은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 해 9승 9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했다. 다저스 구단은 승수보다 평균자책점 탈삼진 능력(210개)을 높이 평가했다. 국내리그서 10승에도 못 미친 투수에게 총액 6000만 달러 이상을 베팅할 만큼 류현진의 가능성을 높이 보았다.

김광현은 올 해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다. 7년 전 류현진의 성적보다 우위에 있다.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 사이트 ‘팬 그래프’는 김광현을 전체 FA(자유계약선수)가운데 41위에 올려놓고 있다. 류현진은 13위.

류현진은 올 해 메이저리그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투수 가운데 최초로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사이 영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13위다. 그 점을 감안하면 김광현의 41위는 매우 높은 순위다.

김광현이 이런 평가를 받는 데는 류현진과 지난해까지 자신의 팀 동료였던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본드백스)의 영향이 크다. 켈리는 2014년까지 마이너리그 선수였다. 2014년 처음으로 트리플 A에 진출해 9승 4패 2.76을 남겼다.

그 성적을 바탕으로 2015년 SK로 이적했다. 켈리는 2018년 12승 7패 4.09의 성적을 거둔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올 해가 그의 야구인생 첫 풀타임 메이저리그 선수 생활이었다. 그런데도 32경기에 출전해 13승 14패 4.42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류현진과 켈리의 활약을 지켜 본 메이저리그 구단이 김광현에게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김광현은 볼넷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류현진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났다.

류현진은 2012년 9이닝 당 2.27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김광현은 2010년 3.90개, 2015년엔 3.36개의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 이후부터 눈에 띄게 볼넷 수가 줄었다. 올 시즌엔 1.80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김광현을 5선발 내지 불펜 요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류현진도 2013년 스프링캠프서 마찬가지 대접을 받았다. 김광현의 최고 구속 95마일(153㎞)은 메이저리그서도 강속구로 분류된다. 슬라이더의 구종가치는 직구보다 더 높다. 해볼 만한 도전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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