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꽃잠 프로젝트는 서로의 소통에 힘을 실어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또한 이들은 소소한 일상에 따뜻함을 녹여낸 감미로운 음악들을 첫 정규앨범에 담았다.
꽃잠 프로젝트의 이번 앨범 ‘룩 인사이드(Look Inside)’는 꿈, 사랑, 가족, 그리고 일상까지 따스한 공감을 안겨준다. 틀에 맞춰진 형식 없이 자유롭게 써내려간 가사, 멜로디를 듣고 있으면 깊은 잠에 들었다가 깨어났을 때의 느낌, 또는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은 것처럼 이들의 음악에 어느 새 취해있을 지도 모른다. 이전 EP앨범 발매 후 1년 7개월 만에 첫 정규앨범을 발매한 꽃잠 프로젝트를 만났다.
“저는 EP앨범도 처음 발매였지만, 이번 정규는 정말 중요한 앨범이라는 생각을 해요. 첫 정규앨범을 들어주시는 분들의 반응이나 이 음악들이 팬들에게, 대중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고, 설레기도 해요.”(이지)
“이전에 발매했던 EP앨범보다 정규 앨범이 더 무게감이 있어요. 초등학교 1학년으로 입학한 느낌도 들어요.(웃음) 또한 이지와 함께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도 긴장이 돼요. 요즘에는 SNS로 소식을 직접 들을 수 있더라고요. 며칠 전, 밤늦게까지 댓글을 보느라 못 잤어요.”(거정)
인터뷰에서도 항상 빠지지 않는 이야기이기도 한 두 멤버의 22년의 나이 차이. 소통이란 둘 사이에 없으면 안 될 필수조건이 되기도 한다. 거정은 가끔 김이지가 하는 말에 뒤통수를 맞고 반대로 김이지는 거정의 순수한 모습을 본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둘만의 소통이다.
“얼마 전 이지와 작업을 했는데 모니터를 하면서 안 좋은 애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이지가 그때 흥분된 저를 보면서 ‘이제 저는 어떤 사람과 소통해야 하나’라는 말을 했는데 그때 수직관계라든가 권위적인 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불필요하고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건지 느꼈어요. 그때 제가 이지 덕분에 많이 깨달았어요. 이지가 가끔 한마디 던질 때 배워야 할 부분들이 많아요.”(거정)
“저는 거정 오빠의 순수한 모습을 볼 때가 많아요.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면 “아, 귀엽다”하는데 저보다 나이 많은 언니, 오빠들은 그냥 감정 없이 “그래 귀엽네”라고 말씀하는데 거정 오빠는 강아지나 고양이보면 저랑 비슷한 반응이 나와요. 멀리서 자두 트럭이 지나가는데 손 흔들면서 뛰어가시는 거예요. 그런 모습 보면 오빠가 정말 순수하다는 걸 느껴요.”(이지)
서로의 소통은 음악이라는 언어뿐. 좋아하는 영화, 취미로 접근을 하고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 나갔을 때 공통되는 교집합이 굉장히 많았다는 거정과 김이지는 그만큼 음악작업을 하면서 서로에게 받는 음악적 영향 또한 클 것 같다.
“보컬적인 스타일이나 감정 표현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한국어로 노래 해 본적이 없어서 모든 부분에서 힘들었어요. 예를 들면 제가 발음이나 감정표현, 어색한 부분은 대화를 하면서 조율을 해요. 그래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지 않기도 하고,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이지)
“예전에는 음악을 만들 때 작곡을 먼저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편곡이 대입되고 가사가 들어가니 처음의 목적과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작사, 작곡, 편곡 세 스코어가 동시에 가는 것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작업도 빨리 끝났고, 어떤 느낌인지에 대한 결과물도 빨리 나왔어요."(거정)
첫 정규앨범인만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는 거정의 모습은 김이지에게 어쩔 수 없는 부담감이 따랐을 것이다.
“오빠는 맨날 작업실에 계세요. 시간적인 부분을 곡에 많이 쏟으시는데 저는 친구들도 만나고, 학교도 놀러가고 개인적으로 쉬기도 하는데 오빠는 쉬지 않고 곡을 정말 많이 써 놓으시는 것 보면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이지)
꽃잠 프로젝트의 음악을 듣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주는 분들이 고맙다고 말하는 거정은 묻어나오는 말들에도 꾸밈이 없었다. 이런 거정을 보고 있자니 음악 작업을 하기위해 김이지와 함께 호흡을 맞춰가는 시간 또한 많이 쌓였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서로 안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3년이라고 생각하지만 저희는 아직 3년이 안됐어요. 물론 일을 하며 만나는 사이지만 그 안에는 내면적인 것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뜬구름을 잡아서 대중들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가는 거예요. 지금까지 많이 모자랐다고 생각해요. 서로 알면 알수록 사랑을 한다면 연인 관계도 표현이 깊어지는 것처럼 작품자체도 결과적으로 완성돼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다음 앨범이 더 기대되기도 해요.” (거정)
꽃잠 프로젝트의 첫 정규 앨범이 발매됐다. 이번 앨범은 꽃잠 프로젝트스럽게 자연스러운 색깔을 냈다. 울타리 없는 것을 좋아하는 그들, 또한 울타리를 치면 안 될 것 같다는 말처럼 이번 음악은 그들이 했던 상상과 많은 이야기들이 듣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란다.
꽃잠 프로젝트는 오는 11월 28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웨스트브릿지에서 단독 공연을 연다.
/fnstar@fnnews.com fn스타 박윤미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