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간신’ 주지훈, 탐욕의 화신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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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을 두려워 않는 배우 주지훈이 파격적인 캐릭터로 스크린을 찾았다.

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왕에게 바쳤던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인 채홍을 다룬 영화 ‘간신’에서 희대의 간신 임숭재를 맡은 주지훈이 이번 작품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극 중 임숭재는 연산군 시대의 실존 인물로 왕의 권력 이상을 탐냈던 간신으로 아버지 임사홍과 함께 채홍사의 총 책임자로 1만 미녀를 징집해 궁으로 입궐시키며 권력 다툼을 벌인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과 더불어 감정적 소모가 많은 캐릭터를 열연한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빛을 발했다.

“목소리도 그렇고 발성이 늘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렇게 신경써서 한 것은 아니고 감독님이 에너지가 넘치고 리얼타임을 짧게 쳐주시길 바라셨죠. 그래서 굵게 소리가 잘 나온 것 같기도 하고요. 뮤지컬을 했던 것도 도움이 됐겠죠. 그게 많이 신기하셨나봐요. 그동안 잘 안 들렸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사극복장과 수염 같은 외향적인 모습이 합쳐져서 달라 보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간신’은 역사적 사건인 채홍을 다룬 만큼 작품에서 등장하는 여성의 수도 어마어마하다. 배우를 떠나 남자로서 즐거울 법한 현장일 것이라 짐작했지만 이것은 단순한 일면이었다.

“배우라면 백프로 공감하실 거에요. 사람이 많아지면 힘들어요. 그래서 사극이랑 메디컬이 힘들죠. 사람들 따라서 연결도 계속 맞춰야 되고 리액션도 다 해야 하죠. 원샷, 투샷, 쓰리샷 부터 걸어서 오는 신까지, 정말 죽어나요. 극 중 상황이 실제 일상이라면 즐거울지도 모르죠. 하지만 현장에선 그럴 겨를이 없어요. 전 스태프들이 긴장하고 물리적으로 많이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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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인 만큼 성인을 위한 영화 ‘간신’은 개봉 전부터 노출 수위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극 중 주지훈은 꽤나 과감한 노출신을 감행했다. 하지만 역시 간신답게 정사신도 ‘간신’다웠다.

“간신이죠. 정사도 간사하게 했어요. 우리 영화에는 역할이 명확하게 분담이 돼있어요. 어떻게 보면 모든 캐릭터가 다 비슷하죠. 모두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살잖아요. 그런 큰 감정을 인물별로 하나, 하나 펼쳐놓은 느낌이에요. 숭재는 그걸 비틀린 모습으로 표현했죠. 그래서 정사신도 숭재의 상상이고요. 원래는 대본에도 없었어요. 감독님이 연출가의 구도 상 원하신 신이죠.”

“저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되게 센 정사 신에도 불구하고 ‘헉’이란 느낌은 없어요. 깊이감도 중요하지만 관중들에게 재미도 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정말 슥 지나가죠. 제가 몸을 엄청 만들었다고 해도 처음부터 훑어서 보여줄 생각이 아예 없으셨던 것 같아요. 연출가들이 정말 부러워하실 연출가세요. 최선의 노력을 하게 만든 다음에 아무렇지 않은 장치로 쓰시거든요. 개인적으로 공감하는 스타일이에요.”

민규동 감독과 배우 주지훈의 인연은 매우 깊다.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엔티크’, ‘키친’과 이번 ‘간신’까지 무려 3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신뢰도 두터워보였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혼신이 있어요. 그걸 본인이 직접 하시죠. 제가 알기로는 제일 먼저 출근하셔서 제일 늦게 퇴근 하실걸요. ‘앤티크’ 찍을 때는 디스크가 터지셨었는데 누워서 찍으셨어요. 하루 정도 쉬어도 되는데 멘탈이 강하시죠. 가끔 감독님이 무리한 요구를 시킬 때는 미안해하거나 고마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민규동 감독님은 유일하게 당연히 여기세요. 그게 사람을 홀리는 것 같아요. ‘아 그래 당연히 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죠. 연출가의 강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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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드라마 ‘궁’을 통해 까칠한 황태자 이신 역을 맡아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던 주지훈이 어느 덧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소유한 10년 차 이상의 배우로 우뚝 섰다. 이처럼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관객을 찾았던 그였지만 아쉽게도 흥행 성적은 저조했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흥행’의 의미는 특별했다.

“훨씬 더 어릴 때는 루키였죠. 그런 걸 신경 쓸 여력도 없었고 제 것을 하기도 힘들었어요. 사실 이 환경자체도 배우가 됐다고 해서 익숙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새로운 모든 것들을 몸으로 체험할 시간이 필요했었죠.”

“이제는 인간적인 여유가 생긴 편이에요. 영화를 통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고 생각해요. 배우란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영화가 타인과 감정을 교류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흥행을 따지기보다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못한 것 같아 그것이 아쉬울 뿐이죠.”

/fnstar@fnnews.com fn스타 홍가화 기자 사진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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