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백윤식 “‘내부자들’ 촬영 현장, 마당놀이 한 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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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중견 배우 백윤식이 보수 언론인으로 돌아왔다.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로,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웹툰을 원안으로 만들어졌다.

극중 백윤식은 대한민국 여론을 움직이는 유명 논설주간 위원으로, 모든 비리의 배후에 있는 인물 이강희 역을 맡아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분)와 족보는 없지만 근성으로 뭉친 우장훈(조승우 분) 검사가 정의를 향해 가는 길을 방해한다.

그동안 백윤식은 악역을 맡은 적은 있었지만 이번만큼 절대 악인을 표현한 적은 없었다. 그는 절대 악으로 표현되는 인물을 맡아 무섭도록 차분하게 악행을 저질러 섬뜩한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많은 대사 없이 분위기만으로도 극 전체를 압도한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조금 안 좋은 사람이었다.(웃음) 배우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한 적 없던 역할이니까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 캐릭터를 소화해내면 재밌는 상황이 나올 것 같았다. 게다가 감독님과 제작자를 만났는데, 내가 이강희를 표현해야 최상의 캐릭터가 나올거라고 이야기 하더라. 내 연기력을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배우로서 이만큼 좋은게 어디 있겠나.”

앞서 백윤식은 영화 ‘관상’, ‘나는 왕이로소이다’, ‘돈의 맛’, ‘싸움의 기술’, ‘범죄의 재구성’ 등에서 카리스마 있는 뚜렷한 인물을 소화했으며, 영화 ‘지구를 지켜라’,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등을 통해 독특하고 코믹한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직업도 왕부터 형사, 군인 등 다양한 직업군을 소화했다.

“이번 작품도 나 나름대로 편하다고 생각했다. 무거운 분위기가 형성 되다보니까 그렇지 인간의 원초적인 모습이 많이 드러난다. 시나리오를 선택할 때는 좋은 내용과 좋은 캐릭터라면 하려고 한다. 모든 작품은 재밌어야 한다. 그래야 사랑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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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의 러닝타임은 130분이다. 2시간 하고도 10분이나 되는 긴 시간이지만 사실 처음에는 3시간 40분 분량의 버전도 있었다. 캐릭터와 과거를 설명하는 부분 등이 편집됐지만 이는 이야기를 더 효과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선택이었다.

“편집이 되는 것은 어느 영화도 마찬가지다. 극장에서 모든 것을 보여드리려면 관객들이 도시락 싸가지고 와서 봐야한다.(웃음) 시간의 흐름 상 가장 처음 일어났던 일은 이강희와 안상구가 만난 것이다. 앳된 깡패였던 20대의 안상구와 이강희가 우연히 만나게 되고, 형님 아우 관계가 된다. 이런 과거들이 압축돼 있고, 영화에서는 20년이 지난 후의 모습이 담겼다.”

언론인 이강희, 법조인 우장훈, 정치 깡패 안상구, 이 세 사람의 힘의 균형은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팽팽하게 트라이앵글을 만들어낸다. 특히 복수심에 가득 찬 안상구와의 몸싸움을 펼치는 신에서 백윤식은 스무 살 이상 어린 이병헌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긴장감을 선사한다.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이지 않나.(웃음) 무술 감독님도 나이 많은 내가 열심히 하니까 좋아보였던 모양이다. 이병헌과 나이 차이도 있고 힘 차이도 있겠지만, 나는 지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웃음) 역동적인 일인 만큼 당연히 힘은 들지만 즐거웠다. 이병헌과 합이 잘 맞아서 편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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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와 만남은 조금 더 특별했다. 9년 전 이들은 자신들의 대표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영화 ‘타짜’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정 반대로 상대방의 세계를 무너뜨리는 역할로 재회했다.

“조승우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후배다. 언제나 좋은 배우고, 이번에도 좋았다. ‘타짜’에서는 평경장과 고니로 만났었다. 그때는 내가 스승이었는데 좋은 직업이 아니다 보니 좋은 스승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완전히 뒤집어져서 취조실에서 만난다.”

‘내부자들’에는 세 명의 주연 배우 외에도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들은 모두 모였다 할 정도로 많은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인지도부터 연기 경력, 연기력까지 누구 하나 빠지는 사람이 없다. 덕분에 애드리브 배틀이 펼쳐졌을 정도로 수많은 애드리브가 오고 갔으며, 서로에게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촬영하는 내내 마당놀이 한 판 같았다. 어떻게 하다 보니 내가 가장 선배였는데, 자랑스러운 후배들이 많았다. 나는 이병헌과 조승우와 접촉하는 신이 많았지만, 다른 배우들도 대단했다. 이경영, 김홍파, 김대명도 있고, 특히 조재우는 아주 재주꾼이다. 성격이 좋아서 그런지 뒤풀이하면 주도하고 사회도 잘 보고 한다. 덕분에 현장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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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에서 백윤식은 과감한 노출신에도 도전했다. 별장 파티에서 그는 이경영 등과 함께 뒤태를 공개해 관객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사실 영화 속에서 백윤식의 베드신도 있지만 노출신은 베드신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다소 자극적이지만 이 장면은 이강희라는 인물과 추악한 현실을 효과적으로 드러내주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 장면은 이강희가 가지고 있는 권력의 나쁜 면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준다. 노출신이 부담되긴 했다. 여럿이서 벗어야 했는데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익숙하지가 않았었다. 자연스럽게 배우들끼리 편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서 만든 장면이다.”

백윤식은 1947년 생으로 올해 68세이다. 프로필을 보지 않으면 나이를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멋지게 나이 들어가고 있다. 70년대부터 지금까지 35년 이상 꾸준히 연기를 해오고 있는 백윤식을 계속 끌고 가는 힘은 무엇일까.

“뭐든 객관적으로 보는게 중요하다. 주관적으로 내 얘기를 내가 하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최선을 다 한다. 항상 즐겁고 긍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니까 좋은 기회가 찾아오는 것 같다.”

한편 ‘내부자들’은 오는 19일 개봉할 예정이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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