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연대 속, ‘우리’를 말하다 [김성호의 영화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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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어벤져스>에 이르기까지 마블 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블록버스터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마블 스튜디오는 일약 히어로 영화의 전성시대를 이끄는 대표 브랜드가 됐다. 2014년 마블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통해 기존 영화들에서 보여진 지구적 세계관을 은하계까지 확장시키려 한 원년이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코믹스로는 마블의 여러 작품 가운데 특별한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영화로 제작이 결정되던 시기부터 상당한 기대를 모았다. 마블의 세계관을 은하계로 확장했을 뿐 아니라 기존 마블 영화와의 연계 가능성도 있었던 만큼 마블 스튜디오가 총력을 기울여 제작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를 다수 기용하고 최첨단 기술력을 한 껏 쏟아부은 것도 영화에 기대가 높았던 이유였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건 13살에 우주인에게 납치된 지구인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분), 은하계의 절대악 타노스의 딸이자 암살자 가모라(조 샐다나 분), 현상금 사냥꾼 로켓(브래들리 쿠퍼 분)과 그루트(빈 디젤 분), 거구의 범죄자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분)까지 다섯 명의 무법자들이다.

우주를 떠도는 좀도둑 스타로드가 오브라는 물건을 훔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브는 막강한 파괴의 힘을 가진 신비의 돌을 안에 감춘 물건으로 은하계의 유명한 악당 로난(리 페이스 분)이 찾아 헤메는 물건이다. 오브를 손에 넣기 위해 로난은 다섯 무법자를 뒤쫒고 가디언즈들은 로난의 손으로부터 오브를 지키며 서로간의 유대와 신뢰를 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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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성의 복원, 나를 넘어 우리로

부각되는 주제는 다름아닌 연대다. 로난으로부터 도시 자하르를 지키기 위해 전투기 조종사들이 서로를 엮는 그물망을 치는 것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거듭난 무법자들이 서로 손을 맞잡는 장면도, 모두가 나를 넘어 우리로 나아가는 연대성의 복원을 말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장대한 시리즈의 처음이 될 작품답게 영화는 아무런 연관도 갖지 못한 무법자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는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막강한 공동의 적을 상대하며 ‘나’로부터 ‘우리’에 이르는 연대성의 회복을 이룩하는 것이다.

서사는 단순하며 구성은 촌스럽지만 연대성의 회복이라는 주제가 여전히 유효하다. 캐릭터에도 나름의 멋이 있고 눈을 사로잡는 영상연출이 있으니 한 편의 오락영화로는 무리없는 작품이 됐다. 스타로드와 가모라, 드랙스, 로켓, 그루트의 캐릭터는 어느 정도는 전형적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각기 다른 영화적 역할을 맡고 있어 조화로운 모습을 보인다.

너구리임에도 생체실험을 통해 뛰어난 지능과 인간성을 갖게 된 로켓과 나무인간 그루트의 캐릭터는 호감가는 외양과 성격, 유쾌한 에피소드 등을 통해 영화 전체를 유쾌하게 이끈다. 이들이 부족한 스타로드의 캐릭터에 쏠리는 관심을 분산해 후속작에 대한 기대를 더욱 크게 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올해 3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시리즈가 완전한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이번 편을 통해서야 비로소 알 수 있을 것이나, 돌아보면 그 첫편이 성공의 발판이 됐음이 분명한 것 같다.

■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영화가난다’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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