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극부터 스릴러-코미디까지 ‘개취 존중 극장가’

입력 2015.09.26 08:24수정 2015.09.26 08:24


[추석영화 뭐볼까①] 사극부터 스릴러-코미디까지 ‘개취 존중 극장가’


추석 극장가를 장악할 영화는 과연 어떤 작품일까.

기존의 명절 연휴 기간 영화관에서는 심오한 영화보다 남녀노소 모두 즐기기에 어려움이 없는 가족 코미디 영화가 많은 인기를 끌곤 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남녀노소 다양한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는 만큼 개인의 취향에 맞는 영화가 주목받을 확률도 높다.

이번 추석에는 취향별로 영화를 골라 봐도 될 만큼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해외 블록버스터부터 국내 대작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다양성 면과 퀄리티 면 모두 만족스러운 극장가가 될 전망이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1주 전인 16일, ‘사도’와 ‘메이즈러너:스코치 트라이얼’가 개봉해 사이좋게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각각 4일, 그리고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우위를 선점했다. 더불어 ‘에베레스트’, ‘탐정’, ‘서부전선’, ‘레전드 오브 래빗:불의 전설’ 등이 한꺼번에 24일 개봉해 2차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정통 사극, 액션 스릴러, 코믹 추리물, 휴머니즘 전쟁물 중 취향에 맞게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 정통 사극 ‘사도’
[추석영화 뭐볼까①] 사극부터 스릴러-코미디까지 ‘개취 존중 극장가’

‘사도’(감독 이준익)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 분)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유아인 분)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다.

‘사도’는 역사 속에 가장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된 영조와 사도의 첨예한 갈등을 가족사로 재조명해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보여준다. ‘왕과 세자’사이이기 이전에 ‘아버지와 아들’이었던 영조와 사도. 이중적 관계에서 오는 딜레마는 이들을 걷잡을 수 없는 관계로 치닫게 만들고, 이준익 감독은 이것을 가족의 관점으로 풀어내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선사한다.

특히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하는 송강호-유아인의 강렬한 연기는 엔딩 크레딧이 끝나도록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든다.

# 액션 스릴러 ‘메이즈 러너:스코치 트라이얼’

[추석영화 뭐볼까①] 사극부터 스릴러-코미디까지 ‘개취 존중 극장가’

‘메이즈 러너:스코치 트라이얼’(감독 웨스볼)은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에서 탈출해 또 다른 세상 ‘스코치’에 도착한 러너들이 미스터리한 조직 ‘위키드’에 맞서 벌이는 생존 사투를 담은 액션 스릴러 영화다.

지난해 1편인 ‘메이즈 러너’는 280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지난 3일에는 후속편의 홍보차 내한한 한국계 배우 이기홍과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 덕분에 현재 ‘사도’와 함께 한국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전편이 액션과 ‘그리버’라는 괴물을 통해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면 후속편에서는 ‘크랭크’라는 존재가 새롭게 등장한다. ‘크랭크’는 지구를 폐허로 만든 플레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로, 마치 좀비 영화를 연상케 하는 특수 분장으로 인해 등장 자체만으로도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자아낸다.

# 휴먼 드라마 ‘서부전선’

[추석영화 뭐볼까①] 사극부터 스릴러-코미디까지 ‘개취 존중 극장가’

‘서부전선’(감독 천성일)은 농사짓다 끌려온 남한군 남복(설경구 분)과 탱크는 책으로만 배운 북한군 영광(여진구 분)이 만나 전쟁의 운명이 달린 비밀문서를 두고 위험천만한 대결을 벌이는 것과 동시에 순박한 캐릭터를 통해 웃음을 자아내는 휴먼 드라마다.

두 주인공은 전쟁과 상관없는 평범한 인물로, 전쟁의 한복판에서 만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것을 ‘무사귀환’이라는 코드에 담아 남녀노소 모든 관객에게 따뜻한 휴머니즘을 전한다.

여진구는 앞서 fn스타와 함께한 인터뷰에서 “추석에 어울리는 영화다. 온 가족들이 함께 보고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남녀노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라고 말했으며 “풍성한 감성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전쟁의 안타까움과 휴머니즘, 거기서 오는 잔잔한 감동과 웃음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서부전선’의 장점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여진구의 말처럼 ‘서부전선’은 때로는 훈훈한 느낌을, 때로는 전쟁의 비극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감성을 이끌어내는 영화다.

# 코믹 추리극 ‘탐정:더 비기닝’

[추석영화 뭐볼까①] 사극부터 스릴러-코미디까지 ‘개취 존중 극장가’


같은 코미디 장르더라도 소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서부전선’이 휴먼코미디로 웃음과 눈물을 그렸다면, ‘탐정’은 코믹 추리극으로 범인을 찾기 위한 긴장감까지 동시에 자아낸다.

‘탐정:더 비기닝’(감독 김정훈)은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만화방 주인(권상우 분)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성동일 분)의 비공식 합동 추리작전을 담은 코믹범죄추리 영화다.

성동일은 앞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추석 기간 개봉하는 영화에 대해 “‘사도’는 역사를, ‘서부전선’은 근대 전쟁을, 우리는 현재를 다룬다. 명절은 아무래도 밝아야 한다. 가족끼리 모여서 어두운 내용, 안 좋은 과거 생각하지 말자. 현재가 중요하다”며 자신들의 영화 홍보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더불어 권상우는 “추석 때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보다 코미디가 좋다.
아무튼 추석에 극장에 와서 우리 표 좀 사도”라며 센스있는 답변을 전한 바 있다.

‘추석엔 역시 코미디’라고 생각한다면 ‘탐정:더 비기닝’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 다양한 영화들 중에서 관객들은 과연 어떤 영화를 선택할까.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어떤 영화의 스크린관이 점점 늘어날지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보이며, 모든 영화가 연휴를 맞아 '윈윈(Win-Win)'할 수 있는 시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