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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진다, 섹시함이”...NCT127의 묵직한 ‘체리밤’

입력 2017.06.16 17:05수정 2017.06.16 17:05


[fn★신보감상] “터진다, 섹시함이”...NCT127의 묵직한 ‘체리밤’



- 앨범명: < NCT #127 Cherry bomb>
- 가수: NCT127
- 타이틀곡: ‘체리 밤’
- 감상포인트: 커버와 딱 맞아떨어지는 곡 이미지


귀엽게 느껴지는 체리가 NCT127을 만나면 이미지가 180도 달라진다. NCT127은 이 상큼한 과일에 폭탄을 더해 자신들의 방식대로 해석했다. 이들의 새 앨범 ‘NCT #127 체리 밤(Cherry bomb)’은 이름만 들으면 발랄한 곡들이 가득할 것 같지만, 막상 묵직하고 섹시한 사운드들로 채워졌다.

일단 앨범 커버부터가 NCT127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커버에는 회색빛 희뿌연 연기와 붉은 빛 용암은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형상이 담겨있다.

NCT127은 데뷔 앨범부터 커버에 빨간색을 이용해왔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색상은 블랙이다. 이것만으로도 NCT127이 섹시하면서도 남자다운 콘셉트를 구축해 나가고자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앞선 두 앨범들이 상대적으로 원색에 가까운 빨강을 썼다면, ‘NCT #127 체리 밤’의 붉은 색깔은 조금 다르다. 마치 체리 코크의 형광빛을 닮아 톡톡 튀는 듯하기도 하고, 검은색이 더해져 조금은 무거운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비슷한 색상을 유지해 일관성을 드러내면서도 그 채도와 명암 등 디테일한 요소와 표현법을 달리해 무궁무진한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타이틀곡 ‘체리 밤’ 역시 마찬가지다. NCT127이 데뷔곡 ‘소방차’부터 ‘무한적아’까지 보여준 이미지는 웅장하고 남자다운, 그리고 어딘가 묻어있는 몽환과 섹시함이다. 여기에 무한한 개방성과 확장성의 특성을 지닌 NCT127만이 지닌 미래지향적인 무드가 그 바탕이 된다.

‘체리 밤’은 이 모든 것들이 조용하고 은밀하게, 묵직하게 터진 곡이다. 기계소리와 사이렌 같은 소리로 시작하는 노래는 어두운 우주 한복판 일어나는 별의 대폭발 같은 이미지를 선사한다. ‘모두 다 쉿/터지기 직전의 스릴’이라는 가사처럼 무언가가 폭발하기 직전 꿀렁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무겁게 시작하다가 중간에서 약간의 환기를 시켜주는 NCT127 만의 문법은 여전하다. ‘체리 밤’은 ‘끝이 어디인지/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이제 시작해 저스트 더 하프 오브 잇(just the half of it)’으로 시작되는 구간은 노래 전체 중 가장 액티브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면서 밀어내듯 느리게 진행되는 리듬, 끝을 늘어뜨리는 음처리 등은 섹시함을 극대화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노래가 별다른 변화 없이 다운된 이미지를 그리다보니 지루해질 수 있는데, 이 구간마저 없었다면 조금은 노래가 길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앨범은 타이틀곡이자 1번 트랙인 ‘체리 밤’을 시작으로 ‘러닝 투 유(Running 2 U)’ ‘제로 마일(0 Mile)’ ‘선 앤 문(Sun & Moon)’ ‘위플래시(Whiplash)’까지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마지막 트랙 ‘서머 127’으로 산뜻한 마무리를 짓는다.



마치 화산이 폭발하고 난 뒤의 과정 같다. 이전부터 계속 포텐을 터뜨릴 기미를 보이던 NCT127은 ‘NCT #127 체리 밤’을 통해 1번 트랙부터 폭발을 겪었다. 이후 점점 자욱한 안개가 걷히면서 드러난, 그리고 앞으로 드러날 NCT127가 기다려진다.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