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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伴侶)가 반려(叛戾)로...반려동물의 ‘법 사각지대’

입력 2017.11.01 14:57수정 2017.11.01 14:57

반려(伴侶)가 반려(叛戾)로...반려동물의 ‘법 사각지대’

반려(伴侶, 짝이 되는 동무)인 줄 알았는데 반려(叛戾, 배반하여 돌아섬. 또는 어긋남)가 되고 말았다. 최근 반려견의 공격에 의한 사망, 사고가 늘어남에 따라 반려견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9월 유명 한식당 대표가 이웃의 반려견에게 정강이를 물렸고, 6일 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이후 가수 겸 배우 최시원과 그의 가족이 해당 반려견(프렌치 불도그)을 기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반려견이 공격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도 관리에 소홀했다는 점이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하지만 강남구청 측은 견주인 최시원 아버지에게 목줄착용 위반 과태료 5만원을 부과했을 뿐이며, 피해자 유족 측에서도 최시원 측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건은 '병사'로 종결돼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반려견은 현재 지방 모처에 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에서 반려동물에 의한 사고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조치는 미미한 상황이다. 목줄이나 입마개 등의 안전장치 착용 외에는 사고 방지에 대한 조항이 없다.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주한의 홍승훈 변호사는 "반려견이 공격성향이 있음을 알면서도 교정하지 않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최시원(견주)의 경우,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과실치사로 처벌받을 소지도 있다. 또한 피해자의 유족이 원한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행법인 동물보호법상 맹견 등을 구분하여 별도로 관리하는 내용의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보호법 제47조 제2항 제4호는 동물의 소유주가 등록대상동물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으면 50만원의 과태료만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는 맹견 중에서 위험한 견종을 특별 통제견으로 분류하여 정부의 허가를 반드시 거치도록 한다. 특별 통제견 관리 소홀로 인하여 타인을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14년 이하의 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Dangerous Dogs Act 1991)”고 전했다.

끝으로 홍승훈 변호사는 “맹견 등의 관리 소홀로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형사 처벌을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 등이 발의되어 있다”며 “다만, 사후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것 못지않게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관리 규정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주한 홍승훈 변호사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