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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한 학기, 주 1회, 7교시 봉사활동’ 한 이유(인터뷰②)

입력 2018.01.05 11:25수정 2018.01.05 11:25

박정민, ‘한 학기, 주 1회, 7교시 봉사활동’ 한 이유(인터뷰②)

서번트증후군을 연기한 배우 박정민이 특수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일화를 고백했다. 1주일에 한 번, 7교시 내내 장애가 있는 학생들과 함께 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었다.

박정민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f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그것만이 내 세상'에 캐스팅되고 준비하면서 '오진태를 연기하는 박정민이 보여줄 수 있는 진심이 뭘까' 하다가 봉사활동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고민을 많이 했다. 외부인이 갑자기 어느 교실에 들어와서 누군가를 관찰하고 하는 자체가 무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감독님도 처음엔 반대를 했다. 썩 좋은 일은 아닐 수 있다고 하셨다. 2~3주 고민하다가 학교에 직접 전화를 걸어봤다. 내가 이러이러한 사람인데 단지 연기 때문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시더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박정민에 따르면 한 반에 다섯 명의 학생이 있다면 선생님을 포함해 어른 세 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생님, 공익요원, 자원봉사자가 있어야 하는데 자원봉사 인력이 딸리고 있다. 그래서 학교 측에서 봉사를 와주는 것을 흔쾌히 수락했다는 설명. 박정민은 1주일에 한 번, 7교시 내내 같이 있겠다고 얘기했다.

"하루에 7교시를 한다고 해서 '그럼 저도 7교시를 하겠다'고 했더니 '다 한다고요?' 하면서 오히려 놀라시더라고요. 나가보면서 알았어요. 여간 예민한 일이 아니어서 힘들더라고요. 학생들이 갑자기 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화장실도 데려가야 하고. 선생님들은 되게 고마워하셨어요."

그러나 학교 측의 조심스런 당부도 있었다.

"제가 서번트증후군을 연기해야 해서 개인적 특성을 따라하는 게 아니더라도 뭔가를 취하고 있더라고요. 어느날 자원봉사 담당 선생님이 찾아와서 '저희 반에 있는 아이들의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특성은 따라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라고 말씀하셨죠. 아차 싶었어요. 그 뒤엔 누구의 특성이 아니라 책과 영상을 보면서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들을 관객들에게 소개해주고, 진태로서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은 창조해서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한 학기 동안 꾸준히 봉사활동을 갔지만 그럼에도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박정민은 "계속 가야 했는데 '변산' 찍으러 부안을 가는 바람에 못 갔다. 조금 죄송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피아노 천재 진태로 분한 박정민은 완벽한 캐릭터 분석을 기반으로 감동적 연기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분)가 갑자기 나타난 엄마 인숙(윤여정 분)과 서번트 증후군인 동생 진태(박정민 분)를 진정한 의미의 가족으로 받아들이기까지 과정을 그린다. 오는 17일 개봉한다.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