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걸그룹 S.E.S 출신 슈(본명 유수영)가 도박자금 6억 원을 빌리고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고소취지는 박모(35)씨와 오모(42)씨가 지난 6월 서울 광진구의 호텔 카지노에서 슈에게 각각 3억 5,000만원과 2억 5,000만원을 빌려줬는데, 돌려받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딸과 함께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단란한 가정을 보여줬던 유명 연예인이 거액의 도박을 했다는 사실에 많은 팬들이 실망했고, 그 경위에 대해서도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특히 본인은 변제의사를 강하게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담당 변호인은 도박채무 변제의무는 없다는 방향으로 인터뷰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담당변호인의 의견은, 도박자금은 불법원인급여이므로 갚을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민법은 도박자금, 뇌물 등 불법적인 용도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도 지급한 금원에 대하여 불법원인급여로서 반환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슈 측은 결국 도박자금을 빌린 것은 불법원인급여로서 민사적으로 반환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만 슈는 일본영주권자이다. 슈가 외국인전용 카지노에 출입해 게임을 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따라서 합법적인 카지노에서 빌린 도박자금을 불법원인급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도박자금을 빌려준 이들이 일명 ‘작업’을 통하여 슈에게 도박을 유도하고 과도한 이자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불법을 저질렀다면 담당변호인의 의견도 일리가 있다. 슈 측이 슈를 카지노에 데려간 사람이 고소인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며, 담당변호인은 이러한 사실관계 파악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까지는 민사적 쟁점이고, 형사적 쟁점은 별개의 문제이다. 대법원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을 속여 돈을 빌린 경우에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이다. 고소인들 또한 슈를 사기죄로 고소하여 형사책임을 물었다. 슈가 변제능력과 변제의사 없이 6억이라는 거액을 빌렸다고 인정되면 사기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
법무법인 주한 대표변호사 홍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