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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코포니, ‘불협화음’이 만들어내는 ‘和’ 그리고 ‘엄마’

입력 2018.10.08 09:28수정 2018.10.08 09:28

[fn★인터뷰] 카코포니, ‘불협화음’이 만들어내는 ‘和’ 그리고 ‘엄마’

먼저 떠나보낸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카코포니(CACOPHONY)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음악 속에 어머니를 담았다. 그는 지난 4일 엄마의 생일에 맞춰 정규앨범 '[和(화)]'를 발매했다.

Q. 이번 앨범은 엄마에 관한 앨범이라고 들었다. 설명해줄 수 있는가.

A. 엄마가 올해 4월 16일에 돌아가셨다. 그 이후로 무언가에 홀린 듯 음악 작업을 했다. 아마 감당할 수 없는 감정들을 다 쏟아 내기 위해 음악이라는 수단을 사용한 것 같다. 9곡은 전부 엄마에 대한 곡으로, 엄마 생일인 10월 4일에 발매하려고 온갖 애를 썼다.

카코포니는 '불협화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음악은 또 얼마나 불협화음을 이룰지 궁금증이 더해졌다. 1번 트랙인 '숨'은 시작부터 귀를 사로잡으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Q. 활동명이 '카코포니'인데, 왜 이렇게 지었나.

A. '불협'이기는 하지만 불협화음이라고 이름 붙이는 순간,그것이 맞든 틀리든 존재하는 것이 된다.나는 화성학도 잘 모르고, 음악을 정식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기존 음악의 입장에서 보면 틀린 부분도 참 많다. 그래도 나는 이런 음악을 하고 싶고, 해야만 한다.내 이름 자체를 '불협화음'이라고 부른다면 나는 맞든 틀리든 존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Q. 반면에 앨범 명은 '[和]'다. 어떤 의미인가.

A. 말 그대로 '불협화음이 조화로움을 노래한다'는 의미이다. 완벽하지 못하고, 뒤틀린 내가 아름다음으로 향하고 싶었다. 물론 각각의 곡에도 의미를 부여했지만, 나는 9곡이 모인 앨범 전체가 이러한 극복의 방향성을 가지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和'는 엄마 이름의 마지막 자이기도 하다.

Q. 음악이 예사롭지 않은데 음악적 멘토가 있는가.

A. 내 음악 전체에 대한 멘토는 없는 것 같다. 딱히 장르가 있는 음악도 아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주변에 많이 들려주고 피드백을 받으려 한다. 특히 미디를 가르쳐 주신 KINDA님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고, '숨' 피아노와 스트링 편곡에 도움을 준 조언님께도 전반적인 피드백을 들었었다.

Q. 영향을 받은 뮤지션이 있다면 누구인가.

A. 감성적으로는 이소라 선배님과 Radiohead, James Blake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기술적으로는 모든 음악에 영향을 받았고, 받는 중이다.

[fn★인터뷰] 카코포니, ‘불협화음’이 만들어내는 ‘和’ 그리고 ‘엄마’

카코포니가 전곡의 작사,작곡,프로듀서까지 맡은 이번 앨범은, 듣는 이들에게 어떤 일관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그것은 치열하고 처절한 그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생에 대한 의지다. 그건 하나의 세계가 자신의 앞에서 사라지고 난 뒤에 다시 본인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이의 시작과 끝을 닮았다. 파괴와 생이라는 모순된 두 단어는 이 앨범 안에서 서로 '和'를 이루고 있다.

Q. 자신의 음악을 단어 혹은 색깔로 간결하게 표현한다면.

A. 솔직함인 것 같다. 부끄러운 일을 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가사나 멜로디도 아름다움의 틀 안에서 최대한 솔직하려 노력한다.

Q.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을 꼽아달라면.

A. 한 곡 한 곡 너무 소중해서, 고를 수는 없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9곡이 다 모였을 때 가지는 의미를 더 중요시 여긴다. 내가 디지털싱글이 아닌 정규 앨범으로 데뷔를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Q. 타이틀 곡이 '로제타' 와 'white'인데, 1번곡인 '숨'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것 같다.

A. 조금 신기하다. '숨'이 인기가 많을 줄 몰랐다.악기 구성이나 곡 구성이 특이해서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좋아해주셔서 지금 뮤직비디오를 새로 준비 중에 있다.

Q. 노래 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A. 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들과 같이 작업을 했다. 정말 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냈고 만들어냈다. 완성됐을 때 많이 울었다. 나의 음악을 영상으로 실현시켜준 친구들에게 너무 고맙다.

Q.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A. '사랑'이다. 나는 이 세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문제가 사랑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잊고, 서로 미워하며 산다. 나는 모든 음악에 사랑을 담고 싶고, 내 음악이 사람들의 깊은 곳을 건드렸으면 한다.

[fn★인터뷰] 카코포니, ‘불협화음’이 만들어내는 ‘和’ 그리고 ‘엄마’

Q. 다음 앨범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A. 사실 다작하는 스타일이라 다음 앨범 곡은 벌써 거의 정해졌다. 그러나 좀 더 성장의 시간을 가지고 음악 작업에 들어가려고 한다. 정규앨범은 아마 내년 이맘때쯤 내지 않을까? 그전에 싱글을 낼수도있고. 잘 모르겠다.

Q. 앞으로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은가.

A. 지금의 자세를 유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솔직하게 가사와 멜로디를 쓰고, 치열하게 편곡하고, 온 마음을 다해 노래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음악하는 자세 그 자체는 별로 바뀔 것 같지는 않다.

그저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좀 더 성장해있기를 바란다.

이제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함께 노래하며(숨), 노래 안에서 여전히 어머니를 느끼며(Commeun poisson dans le ciel), 미처 피워내지 못한 그녀의 꿈을 간직하고 살아가겠다는 의지(White)가 느껴진다. 그건 노래할 수 있는 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추모의 방식이기도 하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