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라쓰’ 박성일 음악감독 “가호 ‘시작’, 박새로이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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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타 백융희 기자] 긴박하게 진행되는 국내 드라마 촬영 환경상, 음악 감독 역시 여유를 두고 최종 방송분을 접할 수 없다. 시놉시스와 사전 정보를 접한 후 수많은 곡을 준비해놔도 예측하지 못한 그림을 만날 때가 있다. 이런 때 음악감독은 즉흥적으로 작업해야 한다. 특히 박 감독은 여러 상황을 대비, 재미있는 노하우를 전했다.

“‘이태원 클라쓰’ 음악을 잘 들어보면 가수들 곡에서는 전조(음악 진행 중 계속되던 곡조가 다른 곡조로 바뀜)가 많아요. 1절 뒤에 바로 엔딩이 붙어야 하는 경우를 생각해서 작업했어요. 후렴구가 나오기 직전에 브레이크가 있는데 잔잔하게 음악이 흐르다가 갑자기 주인공 나오면 음악도 짠하고 나와야 하기 때문이죠.(웃음) 음악 형식, 방식이 특수한 제작환경에 맞춰지게 되죠.”

영상을 위한 음악을 하므로 가수 역시 미리 정해놓고 작업하지 않는다. 대략 떠오르는 인물은 있을지 몰라도 곡과 영상, 스케줄 등 다양한 상황 속에 딱 맞는 가수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의도와 맞물리는 가창자를 만났을 때 기대 이상의 결과물이 탄생한다. 그는 하현우 ‘돌덩이’, 김필의 ‘그때 그 아인’을 예로 설명했다.


“하현우 씨가 섭외되기 전에는 ‘돌덩이’의 원래 멜로디는 달랐어요. 다른 분이 가창할 수도 있어서 일단 1차로 데모를 만들어놨어요. 요청해도 무조건 승낙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하현우 씨께서 오케이를 했고, 바로 다시 작업했어요. 후렴 부분을 그의 키에 맞게 올려버렸죠. 아마 음악 하는 후배가 이렇게 곡을 써왔으면 ‘사람이 부르는 곡이냐 연주곡이냐’ 하면서 꿀밤을 때렸을 거예요.(웃음) 하지만 가수 하현우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맞춤 곡이 됐죠.”

“김필 씨의 ‘그때 그 아인’은 가수가 네 번 바뀐 곡이에요. 이 곡은 꼭 김필 씨가 해주길 바랐어요. 그래서 적극 어필했어요. 다행히 수락해서 녹음을 진행했는데 너무 감사했어요. 짧은 시간에 작업했지만, 본인 앨범에도 이 정도로 애착을 둬도 과하다고 싶을 정도로 열심히 해줬어요. 세밀한 계산과 해석을 기반으로 충분히 연습이 숙지 된 상황으로 녹음을 시작해서 요구할 게 따로 없을 정도였어요.”

그는 음악감독의 또 다른 역할에 대해 “영상에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음악을 편집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태원 클라쓰’ OST 차트 1위, 가호 ‘시작’

‘이태원 클라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악이 있다. 가호의 ‘시작’이다. 국내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함은 물론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차트에서도 최상위권에 오르면서 사랑받고 있다. 박성일 감독은 ‘시작’ 흥행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운인 것 같아요. 주인공을 따라간 노래죠. 음악 자체가 박새로이(박서준 분)가 되어버렸어요. 음원차트 상위권을 노리진 않았어요. 상위권에 올라가도 발라드 음악들이 올라갈 거로 생각했어요. 이 곡은 작품을 위해서 만들어진 곡이지 차트를 위해서 만들어진 의도는 1%도 없어요. 그래서 지금 신기한 체험을 하고 있어요.(웃음) 당연히 기쁘지만, 얼떨떨하기도 해요.”

박 감독은 1위 곡뿐만 아니라 ‘이태원 클라쓰’의 모든 OST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쉽게 방송에 많이 삽입하지 못한 단밤즈 테마곡 베리베리(VERIVERY)의 ‘위드 어스(With Us)’, 장 회장(유재명 분)에게 맞서는 박새로이를 나타낸 더 베인 ‘직진’ 장근수(김동희 분)의 테마곡인 크러쉬의 ‘어떤 말도’에 대해 “매우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 V가 참여한 ‘스위트 나이트(Sweet Night)’에 대해 방탄소년단이 참여해 놀라웠다고 밝히며 박새로이의 달콤함을 잘 표현해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인공들의 처절한 성장 이야기를 담은 ‘이태원 클라쓰’가 무사히 행복한 결말로 종영을 맞았다. 빠른 전개였지만, 캐릭터들의 험난했던 과정과 이상적인 결말은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남겼다. 특히 신선한 시나리오,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에 ‘이태원 클라쓰’는 당분간 누군가의 마음을 쉽게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드라마 OST가 CD 등으로 발매, 아쉬움을 달래줄 예정이다. 앨범에는 드라마에서 듣지 못한 누군가의 비밀 트랙도 존재한다는 후문이다.

/byh_star@fnnews.com fn스타 백융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