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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가이' 이준영 "타격 도발 언제든 환영, 누구든 잠재우겠다"

입력 2023.05.11 20:50수정 2023.05.13 05:00

[격터뷰]'배드가이' 이준영 "타격 도발 언제든 환영, 누구든 잠재우겠다"

[파이낸셜뉴스]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데, 챔피언으로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국내 종합 격투기 단체 '블랙컴뱃' 플라이급 초대 챔피언인 '배드가이' 이준영 선수(29 ·싸비 MMA· 사진)는 13일 "저는 경기에서 도망 다니거나 타격을 빼지 않고 화끈하게 싸우는 스타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이 선수는 '블랙컴뱃06 더 파이널 체크메이트' 플라이급 초대 타이틀 매치에서 동체급 랭킹 1위이자 최대 라이벌인 '바이퍼' 김성웅 선수(28·군포 본주짓수)를 연장 접전 끝에 꺾고 플라이급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팬들이 기대하는 그의 '주특기'인 타격을 100% 보여주지 못해 스스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럴 법도 하다. 그는 아마추어 MMA 6전 중 네 번의 KO승을 거뒀으며, 프로(6전 5승 1패) 데뷔 후에도 대부분 타격 KO승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마추어(킥복싱 등 포함) 총 15전과 프로 6전 가운데 각각 단 1패 밖에 없다.

이 선수는 "바이퍼(김성웅) 선수가 생각 보다 경기 전략을 잘 짜왔고, 제 펀치가 강해 바이퍼 선수가 맞불을 놓지 않아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초대 타이틀이 걸린 만큼 신중한 경기를 하다 보니 여러모로 경기가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경기 도중 주특기인 타격이 먹히지 않자 그래플링 전략을 들고 나왔다. 김 선수가 리치가 길고 킥을 베이스로 하다 보니 타격 보단 그래플링으로 끝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선수는 "바이퍼 선수가 뺨 클린치를 통한 니킥과 킥이 좋기 때문에 타격으로 끝내기엔 까다로웠다"며 "그간 경기 때 타격으로만 보여줘서 그라운드 기술을 쓸지는 예상 못할 것으로 보고 타격전을 하다가 그래플링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연장 경기를 해본 경험이 있어 멘탈을 잡고 이기려고 했던 게 주요했던 것 같다"며 "앞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것 저것 골고루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그가 말한 대로 양 선수 간 유효타는 비슷했지만 이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좀 더 우위를 보였고, 근소한 차로 연장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 전부터 두 선수가 특기인 '트레쉬 토킹'으로 주목을 받았고,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은 것이다.

이 선수는 "경기 전에도, 경기 도중에도 일부러 바이퍼 선수에게 도발을 많이 했다"며 "바이퍼 선수의 멘탈을 흔들고 카운터를 치려고 했는데 넘어가지 않았고, 제가 상대 했던 선수 중 가장 강했다"고 전했다.

그는 챔피언 벨트를 지키기 위해 장점을 더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선수는 "제 장점은 당연히 타격이지만 단점도 타격"이라며 "큰 파워에 의존한 타격을 하기 때문에 가드가 열리는 편인데, 열심히 보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체급 랭킹 1위이자 최대 라이벌인 김 선수를 꺾고 챔피언 벨트를 얻은 이상 다른 선수들과의 챔피언 방어전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다른 선수들에게도 경고장을 날렸다.

이 선수는 "압도적인 챔피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발전해서 다음엔 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며 "선수들도 팬들을 위한 상품이다 보니 팬들을 위해 화끈한 경기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선수를 유일하게 이긴 '레슬링 천재' 손지훈 선수(30·세비지 스쿼드)에 대해서는 "프로 데뷔 전 때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 선수와 싸워서인지 레슬러인 손 선수가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며 "프로 전적 1승 1패인 손 선수가 어떻게 타이틀전을 바로 할 수 있겠나. 레슬러들은 먹잇감"이라고 자신감을 비췄다. 이어 "선수들이 타격으로 제게 도발하면 언제든 빼지 않고 환영하니깐 타격으로 도발해봐라"고 경고했다.

이 선수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과거 아시아 최대 격투기 단체인 '원 챔피언십'에서 오퍼가 왔는데, 먼저 국내에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진출하지 않았다"며 "챔피언으로서 국내 선수들을 모두 정리하고, 기회가 되면 메이저 대회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