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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오류? 적응 과정? …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사사구, 어떻게 봐야할까

입력 2023.05.16 07:00수정 2023.05.16 08:55
황금사자기 로봇심판 적용된 목동 야구장 6경기 133개 사사구 쏟아져
15일 신월과 목동 사사구 숫자 무려 2배 차이
지난 이마트배에서는 호평, 이번 대회에서는 우려
아직 적응 과정이라는 신중론도
이번 황금사자기 최고의 변수로 떠오를까
기계 오류? 적응 과정? …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사사구, 어떻게 봐야할까 [황금사자기]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3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부터 자동 볼·스트라이크 시스템(로봇심판)을 도입했다. 다만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16강전 첫날인 이날 경기는 주심이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하며 양 팀 감독은 3회까지 주심에게 볼·스트라이크 판정 판독을 요청할 수 있디. 4일부터는 로봇심판의 판정을 최종 판정으로 인정하며 공식야구규칙에 따라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2023.4.3/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지난 5월 15일. 황금사자기 예선전에서는 엄청난 사사구가 쏟아졌다.

목동 3경기에서 78개 신월 3경기에서 36개의 사사구가 쏟아졌다. AI가 도입되지 않은 신월에 비해 로봇 심판이 도입된 목동의 사사구가 2배 가까이 많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졌던 공주고 덕적고 - 29사사구, 제주고 서울고 - 9사사구, 예일메디텍고 부천고 -17사사구, 충암고 경남고 - 16사사구. 전주고 천안cs - 23사사구, 부산공업고 야로고BC - 39사사구가 쏟아졌다. 경기당 20사사구가 넘는다.

특히, 부산공업고와 야로고 BC와의 경기에서는 양팀 합계 39개의 사사구가 나왔다. 이는 고교야구 한 경기 최다 사사구 신기록에 해당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 신세계 이마트배에서 지적되었던 스트라이크 존을 조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기준을 홈플레이트 앞면과 포수 앞면에서 모두 스트라이크여야 스트라이크라는 규정을 제시했다. 떨어지는 변화구를 볼로 처리하기 위해 뒷 판정면을 포수 쪽으로 이동시켰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난 대회에서 유독 바닥으로 떨어지는 어이없는 낮은 볼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었다는 지적 사항을 수정하기 위함이다.

기계 오류? 적응 과정? …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사사구, 어떻게 봐야할까 [황금사자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스트라이크 존을 재설정한 로봇 심판을 운영한다.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그런데 정작 이번 대회에서는 한복판에 들어간 공들이 제대로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각 학교들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유튜브를 통해 판정에 문제가 있음을 실시간으로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한복판에 들어간 공이나 당연히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어야할 다수의 공이 스트라이크가 선언되지 않았다.

모 학교 관계자는 “솔직히 엄청나게 많이 당황했다. 너무 많이 당황해서 그냥 투수보고 코너워크는 생각도 하지 말고 한복판만 보고 던져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고교야구 투수들은 아직 제구력이 미숙하다. 그런데 몇 개를 저런식으로 어이없이 스트라이크가 선언되지 않으면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심각하게 무너져버린다. 그래서 사사구가 속출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로봇 심판은 지난 이마트배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현장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것 같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소 어이없는 볼·스트라이크 판정도 일관성만 있다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어차피 동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한복판에 볼이나 당연히 받아야할 스트라이크 판정이 볼로 판정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반적인 반응이다.

기계 오류? 적응 과정? …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사사구, 어떻게 봐야할까 [황금사자기]
한 복판에 들어가는 공이 스트라이크로 지적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사진 = 협회 유튜브 캡쳐)

충암고와 경남고전에서 나온 16사사구, 전주고와 천안CS전에서 나온 23사사구 등 상대적으로 전력이 괜찮은 팀간의 경기에서도 많은 사사구가 나왔다는 점은 더욱 주목해볼 필요성이 있다. 전력차가 크기는 했지만, 서울고 측 또한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아야할 다수의 공이 스트라이크가 선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단, 협회는 이번 대회는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대회 중간에 수정을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대회와도 단순 비교를 하기는 힘든 것이 지난 대회에서는 16강전부터 로봇심판이 도입되었다. 예선전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투수 수준이 훨씬 높은 16강에 비해서 전력차이가 크게 나는 예선전이어서 그랬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3볼이나 2볼에서 관행적으로 나오던 스트라이크 콜이 사라지면서 더욱 사사구가 급증했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아직까지는 전력차이가 워낙 큰 팀들끼리의 경기가 많아서 문제가 될 여지가 아직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전력이 비슷한 팀간의 경기(특히 16강 이후)에서 로봇 심판의 판정이 계속 들쑥날쑥하면 큰 파장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황금사자기는 선수들의 프로 입단, 대학 진학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표팀 선수 선발에도 관여하기때문에 더욱 그렇다.

예선전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에 처음 도입된 '로봇 심판'이 이번 황금사자기 최고의 변수로 떠올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