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시즌 Out, 박찬호 손가락 인대부상 막막한 KIA 타이거즈
이제 이의리, 최지민, 최원준도 아시안게임으로 빠져
타선 전체에 엄청난 구멍이 생겨버린 KIA
전력 손실크지만, 지금이야 말로 부담없이 뎁스 강화 시도할 때
5강 싸움 쉽지 않지만,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야
[광주=뉴시스] KIA 타이거즈 나성범이 시즌 아웃되었다. KIA에게는 회복불능의 대형악재다.
하지만 아직 5강 싸움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나성범 시즌 Out의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 후 KIA 타이거즈 팬들은 집단 멘탈 붕괴에 빠졌다. 박찬호 한 명이 빠진 것도 버거운데, 나성범이 시즌 아웃 되었다는 소식은 사실상 KIA에게 올시즌을 포기하라는 사형선고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3위를 넘어서 플레이오프 직행까지 꿈꿨던 KIA 팬들에게는 잔인한 소식이었다.
분명, 인위적으로 메울 수 있는 공백이 아니다. 나성범 정도의 타자는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고, 공수주에서 골든글러브급 활약을 보였던 박찬호의 활약도 내부에서는 메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KIA는 현재 5강 싸움 중이고 시즌을 포기해야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팬들은 KIA 타이거즈가 5강을 위해서 무리를 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뉴시스)
다만, 팬들은 5강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거는 승부를 원하지는 않는다. 일례로 투수가 없다고 윤영철을 무리시키고, 나성범이 빠져있다고 부상중인 박찬호를 조기 투입하면서까지 이기는 야구를 원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결코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야구는 내년에도 계속되고, KIA 타이거즈가 5강에 그렇게까지 목을 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승부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KIA가 가장 먼저 착수해야 할 것은 뎁스 강화다.144경기 시대에 한 명의 선수가 전 경기를 다 뛸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주전이 강하지만, 백업도 강해야 우승하는 시대다. LG 트윈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변우혁은 시즌 초반 6홈런을 때려내는 등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사진 =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빠졌을때 3루수를 볼 선수가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는 변우혁의 1,3루 겸업이 가장 현실적이다. (사진 = KIA 타이거즈)
따라서 박찬호 혹은 김도영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3루수를 볼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KIA에는 변우혁이라는 자원이 있다. 군필 거포 자원인 변우혁은 아직 많이 미흡하지만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작년 한화에서보다는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변우혁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김도영의 유격수 가능성도 현재 시기에서 볼 수 있다. 박찬호가 부상으로 빠지면 유격수로 들어가야할 제1 순번이 김도영이다. 박찬호의 부상이나 휴식 기간에 김도영에게 수비 기회를 주면서 유격수에 적응을 시키는 것 또한 충분히 해야할 역할이다. 2루수에 대한 경쟁도 필요하다.
김선빈도 이제는 부상이 잦아지는 나이에 접어들었다. 수비 범위는 눈에 띄게 좁아졌고, 시즌 중반 햄스트링이 오기도 했다. 김선빈을 대체할만한 선수는 반드시 필요하다. 올해 말 박민이 돌아오지만, 그 이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어야 한다.
김도영의 유격수도 kIA 입장에서는 고려를 해봐야 한다. 박찬호가 휴식하거나 다쳤을때 가장 핵심적인 대안이 김도영이다. (사진 = 뉴시스)
일례로 퓨처스에서 본즈놀이를 하고 있는 홈런왕 김석환 등도 현재 시점에서는 테스트해볼 여지가 있다. 최원준과 나성범이 빠진 이상 외야가 너무 큰 구멍이 뚫리기 때문이다. 어차피 투수진의 구멍이 뚫린 상황이라면, 유망주 선수들에게 확실하게 기회를 줘서 옥석을 가려낼 시기이기도 하다.
또 하나 KIA의 이번 시즌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뛰는 야구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박찬호, 김도영, 최원준이 보여주는 뛰는 야구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특히 12승 2패의 기간 동안에는 90%라는 말도 안되는 성공률을 보여줬다. 내년 이후부터 피치클락 도입, 베이스 크기 확대 등 뛰는 야구를 권장하는 여러 가지 룰변경이 이뤄지고 있다.
연승 기간 동안 KIA 타이거즈의 뛰는 야구는 어마어마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그런데 KIA는 박찬호와 김도영이 다치면 아예 뛸 선수가 없다. 따라서 빠른 야구에 대한 변경도 준비 해야할 부분이다. 뛰는 야구는 잘만하면 김종국호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남아있는 잔여 경기는 미래와 현재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다. 만일, 이 기간에 새로운 영웅이 나온다면 박찬호·나성범이 돌아왔을 때 엄청난 시너지가 날 수도 있다.
김종국 KIA 감독이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되었다. 남은 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김종국호의 미래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사진 = 뉴스1)
또한, 이 멤버로 5강에 들어간다면 그 또한 KIA 타이거즈의 남아있는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KIA는 이제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한다. 박찬호, 나성범에 이의리, 최지민, 최원준까지 빠진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얼굴들이 KIA를 이끌어가야 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