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기흥 3선 저지하고 새 대한체육회장 당선 문체부와 체육회 갈등 풀릴까 낙선 이기흥 전 회장, 수사기관 본격 수사 불가피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선거에서 당선된 유승민 후보가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국체육계가 42세의 젊은 수장을 맞이하게 됐다. 새 시대가 열린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4일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고 15일 밝혔다.
유 당선인은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며 '기적의 사나이'로 불렸다. 이 금메달은 대한민국 탁구사의 전설이자 마지막 금메달로 여전히 남아있다. 그때의 기적만큼이나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체육계에서 '대이변'으로 평가된다. 3선에 도전했던 이기흥 후보가 강력한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유 당선인은 단일화 논의를 거부하며 독자 출마해 승리를 쟁취했다.
그는 당선 직후 "기분이 좋기보다는 책임감이 느껴진다"는 짧은 소감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를 강조했다. 오는 2029년 2월까지 4년간 회장직을 수행할 유 당선인은 다가오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그의 재임 기간에는 2025년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년 로스앤젤레스 하계올림픽 등 주요 대회들이 예정돼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 당선인은 이기흥 전 회장 재임 시절 약화된 문화체육관광부와의 관계 복원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당시 체육회 예산이 약 1000억원 삭감됐으며 문체부가 직접 교부하는 예산 구조로 변화하면서 대한체육회의 역할 축소 우려도 제기됐다. 따라서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 체육 위상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유 당선인의 첫 과제다.
한편, 이기흥 전 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대한체육회장을 역임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이번 낙선으로 체육계 중심에서 퇴장하게 됐다. 여러 차례 법적 논란과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재도전 의지를 밝혔던 그는 결국 '세 번째 파고'를 넘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문체부와의 갈등과 법적 문제들이 결정적인 장애물로 작용했다.
지난해 국무조정실 점검단은 그에게 업무방해, 금품 수수 등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시작했고 문체부는 그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는 등 법률적 대응도 실패하면서 그의 캠페인은 벽에 부딪혔다.이기흥 전 회장은 이번 낙선으로 향후 수사기관의 본격적인 조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