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창동 감독이 발굴한 아역, 데뷔부터 주연을 맡아 칸의 레드카펫을 두번이나 밟고 다수가 원빈 주연 '아저씨'로 기억하는 배우. 높이 날아올랐던 만큼 3년 전 음주운전의 과오 이후 경력의 추락 속도 역시 무섭도록 빨랐다.
지난 16일 아역 출신 배우 김새론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가운데 배우 김옥빈이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국화꽃 사진을 올렸다. 고인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애도했다.
김새론의 전 소속사인 골드메달리스트 측도 공식 입장을 통해 "김새론 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깊은 애도를 표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25세로 유명을 달리한 김새론은 9세 어린 나이에 데뷔해 16년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해 온 대표적인 아역스타 출신 배우였다.
2009년 이창동 감독의 한프랑스 합작 영화 '여행자'에서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데뷔한 그는 칸 레드카펫을 밟은 우리나라 최연소 배우로 기록됐다. 이듬해 원빈 주연 영화 ‘아저씨’(2010)로 유명세를 얻었고 이후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2011), '엄마가 뭐길래'(2012), '여왕의 교실'(2013)에 잇따라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이어갔다.
2014년에는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와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에서 배두나와 호흡을 맞췄다. 이 영화 역시 칸영화제에 초청돼 칸의 레드카펫을 다시 밟았다.
연기력도 인정받아 수상도 여러 차례 했다. '여행자'로 제19회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을, '아저씨'로 제8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신인여우상을 각각 받았다. '도희야'로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역대 최연소 신인여우상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열연한 2부작 드라마 '눈길'(2015)로 중국 금계백화장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도 받았다.
그러나 2022년 5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고, 온라인상에서 여러 충동적인 모습 등을 보이면서 경력 회복이 요원해졌다.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을 작업했으나 여론 악화로 등장하는 장면 대부분이 편집됐고, 후반부에는 다른 인물로 대체 투입했다. 캐스팅됐던 SBS 드라마 '트롤리'에서도 하차했고, KBS에서는 방송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연극 ‘동치미’를 통해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하려 했으나, 여론이 들끓자 복귀가 알려진 지 하루 만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하차했다.
같은 해 11월엔 독립영화 '기타맨'을 촬영하는 모습이 공개됐으나 안타깝게도 유작이 됐다.
고인의 비보에 일부 네티즌은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며 아직 어린 배우에게 세상이 너무 가혹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용서하는 마음이 부족했다. 음주사고. 너무 가혹했다”, “좀 더 남에게 관대한 사회, 타인을 배려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부디 악플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소서! 영화 '아저씨'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