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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 가수 휘성, 2000년대 R&B열풍 이끈 주역.."5년전 3월에도 아팠다"

입력 2025.03.11 08:56수정 2025.03.11 11:11
'비보' 가수 휘성, 2000년대 R&B열풍 이끈 주역.."5년전 3월에도 아팠다"
휘성. 타조엔터테인먼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2000년대 알앤비(R&B) 열풍을 주도한 가수 휘성(43·본명 최휘성)이 지난 10일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소속사 타조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통해 고인의 죽음을 알리며 애도했다. 휘성은 서울 광진구 한 아파트에서 10일 오후 6시 29분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모친이 발견, 119에 신고
타조엔터테인먼트는 “고인은 서울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며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가족을 비롯한 타조엔터테인먼트 동료 아티스트 및 임직원 모두 비통한 심정”이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이어 “팬 여러분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돼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휘성 님이 편안히 쉴 수 있도록 고인의 명복을 빌어달라”고 당부했다. 또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진 유가족을 위해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휘성의 주검은 아파트 같은 동에서 살고 있던 모친이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니저와 만나기로 돼 있었는데 연락이 닿지 않자 모친이 아들의 집에 확인하러 갔다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119를 불렀다.

휘성은 오는 15일 대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KCM과 합동 콘서트 ‘더 스토리’(The Story)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비보' 가수 휘성, 2000년대 R&B열풍 이끈 주역.."5년전 3월에도 아팠다"
휘성. 소속사 제공


휘성의 비보로 합동 콘서트는 즉시 취소됐다. 앞서 휘성은 지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욧(다이어트) 끝 3월 15일에 봐요"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휘성, 그룹으로 출발했다 솔로로 성공

청소년 시절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중에도 가수를 꿈꿨던 그는 고3 때인 1999년 4인조 그룹 A4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2000년 해체됐고 이후 강변가요제에 출전하며 새로운 인연의 끈을 맺었다.

당시 심사위원이던 가수 이상우가 그를 자신의 기획사 연습생으로 발탁했고, 1년 뒤 프로듀서 박경진과 함께 나와 솔로 데뷔를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이 그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앨범 공동제작에 참여했다.

휘성은 2002년 1집 '라이크 어 무비'(Like a Movie)로 정식 데뷔했다.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빼어난 가창력에 힘입어 앨범 타이틀곡 '안되나요'가 크게 히트하며 이름을 알렸다.

1집 수록곡 '전할 수 없는 이야기', 2집 타이틀곡 '위드 미'(With Me), 2집 수록곡 '다시 만난 날', 3집 타이틀곡 '불치병', 5집 타이틀곡 '사랑은 맛있다♡', 싱글 '결혼까지 생각했어' 등이 줄줄이 히트했고, 2000년대 알앤비(R&B) 열풍을 주도했다.

작사가나 음악 프로듀서로도 활약했다. 윤하의 '비밀번호 486', 지나의 '꺼져줄게 잘살아', 에일리의 '헤븐'(Heaven), 티아라의 '너 때문에 미쳐', 트와이스의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Dance The Night Away) 등 2000∼2010년대 많은 히트곡의 노랫말을 썼다.

또 에일리의 '노래가 늘었어', 엠블랙의 '남자답게' 등을 만들어 작곡가로도 재능을 보여줬다. 린의 '이별살이'의 작사·작곡도 맡았다.

2020년 3월, 공중화장실서 쓰러진 채 발견돼 충격

한편 그는 가수 생활 동안 프로포폴 등 수면 마취제와 관련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2020년 3월 31일에는 서울 송파구 한 건물 화장실에서 수면마취제류 약물을 투입하고 쓰러진 채로 발견돼 충격을 줬다.

며칠 뒤 소속사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휘성은 아버님의 갑작스러운 작고와 함께 일하던 지인의 연이은 사망 그리고 작년에 얽힌 힘들었던 사건들로 인해 감당하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9년 방송인 에이미의 발언으로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다시 휩싸이며 심적 고통을 겪었다.

소속사는 이어 “(휘성이) 극단적인 생각과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어 관련 병원에 입원을 진행했다”며 “(경찰) 조사가 끝난 후에도 가족과 함께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신적 고통과 치료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휘성은 체중 감량의 어려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는 15일 콘서트를 앞뒀던 그는 지난 6일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이어트 끝. 3월 15일에 봐요”라며 다이어트 근황을 전한 바 있다.

지난해 성형설과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던 그는 “살이 쪄 다이어트 중”이라고 밝혔고, 이후 한 달 만에 17kg 감량에 성공한 소식을 전하며 "10kg 추가 감량을 하겠다"고 했다.

2022년 2월 데뷔 20주년 기념 미니 콘서트를 앞둔 몇달 전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제 평생 살이 안 빠지는 꿈을 꿨다. 지방은 나에게 감옥과 같다"며 외모가 중시되는 직업의 특성상 끊임없이 체중 관리를 해야하는 현실을 엿보게 했다.

2023년 7월에는 우울증의 심각성에 대해 언급하며 "우울장애가 가짜라던가 꾀병이라던가 망상이나 착각이라고 주장하는 인간이 있다면 현시대 최악의 살인마는 그 자"라며 우울증을 이기기 위해 분투했음을 엿보게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