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완숙해진 포크볼, 피치클락 적응까지
4월 7경기 모두 무실점... 7SV
롯데 뒷문 지키며 가을야구 향한 희망 불 지펴
오늘부터 7연승 한화와 맞대결 주목
롯데의 마무리 김원중이 4월 무실점 행진에 6연속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4월 20일, 대구 시민야구장 마운드에 롯데 자이언츠의 '수호신' 김원중이 올랐다. 4-3, 살얼음 같은 리드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순간이었다. 상대는 만만치 않은 삼성 라이온즈의 9회말 공격, 특히 3번 타자 구자욱과의 승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원중은 노련하게 위기를 극복했다. 풀카운트 접전 끝에, 그는 구자욱을 상대로 절묘한 포크볼을 던져 루킹 삼진을 유도했다. 이어 4번 타자 강민호마저 바깥쪽 포크볼로 삼진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비록 디아즈에게 안타, 이창용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헌곤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김원중은 이날 시즌 7세이브를 기록, 현재 11.1이닝 동안 2실점(1자책점), 평균자책점 0.79, 14탈삼진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8개의 볼넷은 아쉬운 부분이나, 더욱 완숙해진 포크볼을 앞세워 블론세이브 없이 위기를 넘기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시즌 초, 김원중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긴 인터벌을 가진 투구폼이 피치클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3월에는 3.2이닝 동안 1홈런(에레디아 상대) 포함 2실점을 기록하며 불안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4월 들어 김원중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롯데의 확실한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정철원과 함께 롯데의 필승조를 구축, 팀 상승세의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원중은 4월 등판한 7경기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며, 4월 3일부터 6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 박영현(kt 위즈)과 함께 세이브 부문 공동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작년 FA 계약 당시 김원중. 연합뉴스
김원중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롯데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은 4년 보장 금액 44억 원에 인센티브 10억 원을 더한 최대 54억 원 규모다. 당시 장현식이 노옵션 52억 원에 계약하며 김원중의 계약 규모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였으나, 그는 "롯데 외 다른 팀은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팀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김원중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10시즌 동안 통산 381경기에 출전, 675이닝을 소화하며 39승 49패, 13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잠재력을 fully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변경한 이후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김원중은 주전 마무리 투수로서 25세이브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후 2021년 35세이브, 2022년 17세이브, 2023년 30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2023시즌에는 3승 6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그는 롯데 구단 역사상 최초로 100세이브를 달성했으며, 세이브를 추가할 때마다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원중이 올해 2021년 기록한 35세이브를 넘어 커리어 하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피치클락에 적응했고, FA 계약 후 심리적인 안정감까지 더해졌으며, 무엇보다 그의 주무기인 포크볼이 완숙의 경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김원중과 함께 롯데의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는 정철원.뉴시스
롯데는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기업의 위기 속에서도 레이예스, 반즈와의 재계약, 김원중, 구승민과의 FA 계약, 전민재, 정철원을 영입하는 대형 트레이드 등 전력 보강에 힘썼다. 김태형 감독 부임 2년 차를 맞이한 올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다면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김원중은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여러 퍼즐 중 하나다.
그의 활약 여부에 따라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롯데는 13승 11패로 2위와 반 게임 차에 불과하며, 김원중의 안정적인 뒷문 단속이 팀 상승세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원중은 사직 홈에서 열리는 7연승 2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다시 한번 날카로운 포크볼을 앞세워 승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