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KIA 타이거즈가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대역전패를 당했다. KIA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경기 막판 8실점을 하며 패했다. 키움은 3-10으로 뒤지던 8회말, 김태진의 만루 홈런과 최주환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묶어 대거 8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경기 중반까지는 KIA의 우세가 예상됐다. KIA는 1-1로 맞선 6회초, 최형우의 2타점 3루타와 박정우, 김도영의 적시타로 5-1로 앞서나갔다. 8회초에는 박찬호의 밀어내기 볼넷, 김선빈의 내야 안타, 김도영의 3타점 2루타를 더해 10-3까지 점수 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키움은 8회말, 기적적인 반격을 시작했다. 1-5로 뒤처진 6회말, 송성문의 솔로 홈런과 임병욱의 적시타로 추격에 나섰던 키움은 8회초 대거 5실점하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KIA 불펜진의 제구 난조를 틈타 1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임병욱의 적시타와 김태진의 만루 홈런으로 순식간에 8-10까지 따라붙었다. 김태진의 만루 홈런은 개인 통산 2호였다.
KIA는 조상우를 투입해 불끄기에 나섰지만, 볼넷 2개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2사 1, 2루 상황에서 KIA는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마저 송성문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맞았고, 타석에 들어선 최주환은 정해영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뜨려 11-10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 2루타로 최주환은 개인 통산 700타점을 달성했다.키움은 9회말, 마무리 투수 주승우를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 지었다.
KIA 타이거즈 조상우.
KIA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불펜 평균자책점이 6.23에 이른다. 이날 경기를 치른 키움보다도 낮다. 1위 LG가 2.93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불펜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단순히 곽도규 한 명의 이탈로 이 상황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조상우가 특급 불펜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고, 전상현이 작년만 못하다. 임기영도 여전히 2년전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새로 불펜에 유입될 전력도 마땅치 않다.
현재 KIA는 16승 19패로 선두에 7경기차 7위에 랭크돼있다.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져있고, 최원준 또한 부진으로 퓨처스로 내려갔다. 여기에 불펜마저 붕괴돼 현재는 5강 진출 조차 불투명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