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후 3경기에서 15타수 7안타 폭발
3경기 연속 멀티히트... 4일 경기에서는 결승 투런포까지
나성범, 김선빈, 김도영 빠진 타선에 새활력소
202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1사 1루 KIA 위즈덤이 투런 홈런을 치고 있다. 뉴시스
【잠실 = 전상일 기자】 위즈덤이 영양가 논란을 일단 잠식시키며 제 역할을 했다.KIA가 과감하게 패트릭 위즈덤을 선택한 이유를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는 고심 끝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의 계약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소크라테스는 작년 0.310에 26홈런 97타점을 기록하며 팀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여기에 발도 빠른 편이라 심심치않게 도루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KIA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모험을 하기로 했다.
외야 자원의 포화를 해결하고, 고질적인 1루수 거포 자원을 영입하자는 의도였다. 또한, 좌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우타 거포 라인을 보완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었다. 변우혁이나 황대인 등이 기대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솔직히 많이 아쉬웠다.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지고 최원준이 부진하며 퍼즐을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위즈덤은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현역 빅리거'라 기대치가 컸다.
분명히 파워는 좋았다. 홈런 9개를 때려내며 상위권에 랭크됐다. 하지만 클러치 능력이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유주자시 타율과 득점권에서의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무르며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최형우와 아이들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칭이 생긴 것에는 위즈덤의 공로도 분명히 있었다. 5월에는 허리부상까지 겹치며 27타수 3안타 0.111의 타율로 결국 퓨처스로 내려갔다.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1사 1루 KIA 위즈덤이 투런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뉴시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위즈덤은 복귀 이후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이어가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6월 4일 경기에서는 결승 투런포를 때려내며 3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초반, KIA는 1회말 두산에 선취점을 내줬으나 곧바로 2회초 최형우의 득점으로 균형을 맞췄다. 최형우와 오선우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2, 3루 상황에서 두산 선발 최민석의 폭투를 틈타 최형우가 홈을 밟았다.
3회초, KIA는 연속 볼넷과 상대 포수의 포구 실책으로 무사 2, 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진 3회말, KIA는 두산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1-2로 다시 뒤쳐졌다.
KIA는 4회초 공격에서 두산의 수비 불안을 틈타 경기를 뒤집었다. 최형우와 오선우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위즈덤이 빨랫줄같은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2-2 동점을 만들었고, 상대 팀 중견수의 송구 실책을 틈타 오선우가 홈을 밟아 3-2로 역전했다. 승부는 불펜 싸움에서 갈렸다. KIA는 6회초, 오선우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루에서 위즈덤이 바뀐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5-3으로 재역전했다. 위즈덤은 이날 시즌 10호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작년까지 KIA에서 활약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연합뉴스
KIA는 5할의 고비를 넘어서며 3연승 콧노래를 불렀고, 두산은 4연패에 빠졌다. KIA는 최원준의 홈런포까지 터지며 잠실벌에서 활발한 타격을 이어갔다.
KIA는 나성범, 김선빈, 김도영 등 중심타자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위즈덤이 살아나며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일단 최형우가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위즈덤이 잘해주면 타선의 짜임새는 그럭저럭 갖춰지게 된다.
한편, 최근 이승엽 전 감독의 사퇴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두산은 신인 내야수 3명을 선발 라인업에 투입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으나, 실책 4개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