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가 7일 열린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4번홀 퍼트를 하고 있다.KLPGA 제공
[파이낸셜뉴스] 윤이나가 돌아왔다. 미국 무대에서 고전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던 윤이나가 국내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시즌 최고 라운드를 만들어냈다.
윤이나는 7일 제주 서귀포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기록하며 6언더파 66타를 쳤다. 공동 선두인 이세희, 이다연, 한아름(이상 8언더파)과는 2타 차. 공동 5위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타이틀 방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라운드는 윤이나의 2025 시즌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경기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올해, 윤이나는 무려 17개 대회에 출전하고도 단 한 번의 톱10 진입 없이 7번의 컷 탈락을 경험했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 앞에 스스로도 위축됐던 시기였다.
하지만 국내 팬들 앞에서 펼친 첫 경기에서 윤이나는 2024년 3관왕 시절의 경기력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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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퍼팅이 완벽했다. 퍼트 수는 27개였고, 3퍼트는 단 하나도 없었다. 그린을 놓친 뒤 남은 파 퍼트조차 실수 없이 마무리했다. "보기가 없는 경기를 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라고 스스로 웃을 정도로 이날의 퍼팅은 완벽했다.
윤이나의 반등에는 특별한 배경이 있었다. 제주라는 먼 지역에서 열린 평일 라운드였지만, 팬클럽 회원 약 100명이 경기장을 찾아 윤이나를 따라다니며 함성과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윤이나는 “미국에서는 팬이 거의 없어서 응원을 들을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경기 내내 팬들이 웃게 해주셨다. 즐기면서 경기할 수 있었고, 그게 경기력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밝혔다. 국내 무대에서 팬들과 다시 호흡을 맞추며 윤이나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윤이나는 작년 이 대회 챔피언이다. 그리고 올해는 팬들이 만든 홈 같은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도전한다.
미국에서 부러졌던 마음은 결국 팬들의 응원 속에 다시 붙었다. 윤이나는 다시 웃고 있었다. 그 미소의 시작은 샷도, 퍼터도 아닌 바로 ‘팬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