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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살아남았다" 김혜성, 다저스 NLCS 엔트리 포함… 생존왕의 가을 본능

입력 2025.10.14 08:47수정 2025.10.14 08:52
"또 살아남았다" 김혜성, 다저스 NLCS 엔트리 포함… 생존왕의 가을 본능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선수단과 함께 비행기에 오른 김혜성.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또 살아남았다.’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김혜성(26)이 이번에도 극적으로 이름을 남겼다. 14일(한국시간) 발표된 2025 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6인 명단에 그의 이름이 있었다. 상대는 밀워키 브루어스. 7전 4승제의 혈투가 예고된 시리즈다.

김혜성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 디비전시리즈에 이어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연속 엔트리 생존에 성공했다. 다저스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야수를 한 명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현지 관측 속에서도, 그는 결국 살아남았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결정적인 순간, 존재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 살아남았다" 김혜성, 다저스 NLCS 엔트리 포함… 생존왕의 가을 본능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출전하는 LA 다저스 선수단과 함께 밀워키에서 훈련을 소화한 김혜성.뉴시스

지난 10일 디비전시리즈 4차전, 연장 11회말. 다저스는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1사 1루에서 김혜성을 대주자로 투입했다. 그는 이어진 맥스 먼시의 중전 안타에 재치 있게 3루를 밟았고, 2사 만루에서 투수 땅볼이 나오자 번개처럼 홈을 파고들어 끝내기 득점을 완성했다.

그 한 점이 다저스를 챔피언십시리즈로 올려놨다. 김혜성에게는 MLB 가을야구 첫 경기이자, 완벽한 ‘데뷔전 한 장면’이었다.

올 시즌 김혜성의 성적표는 화려하진 않지만, 의미심장하다. 정규시즌 71경기,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3도루. 이른바 ‘벤치 멀티맨’으로서의 진가를 보여줬다.

수비, 주루, 타격을 두루 갖춘 전천후 자원으로, 로버츠 감독이 포스트시즌 내내 김혜성을 명단에 넣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저스는 전통적으로 가을야구에서 ‘순간의 변수’를 중시한다. 빠르고, 판단이 빠르며, 대주자·수비 요원으로 즉시 투입 가능한 선수. 김혜성은 그 완벽한 퍼즐 조각이다.

정규시즌 로스터 경쟁부터 포스트시즌 엔트리 생존까지, 그는 매번 마지막 순간에 이름을 남겼다.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별명이 붙었다.

“생존왕 김혜성.”

"또 살아남았다" 김혜성, 다저스 NLCS 엔트리 포함… 생존왕의 가을 본능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김혜성이 9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4차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 11회 말 1-1 1사 상황에서 대주자로 나와 결승 득점을 올리고 있다.뉴시스

이제 다저스의 시선은 NLCS로 향한다. 1차전은 14일(한국시간)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다.

김혜성이 이번 시리즈에서도 출장 기회를 얻을지는 미지수지만, 이미 ‘한 번의 장면’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닐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그의 이름이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로버츠 감독의 신뢰는 확인됐다.

가을야구의 냉혹한 무대 위에서, 김혜성은 다시 한 번 ‘생존왕’의 본능을 드러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