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내내 결정적인 순간마다 방망이를 터뜨리며 ‘준PO의 해결사’ 역할을 해온 김영웅이 허리 통증으로 교체됐다.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5-1로 앞선 8회초, 상대 타자 에레디아의 땅볼 타구를 잡던 김영웅이 순간 허리를 붙잡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스스로 일어나지 못했고,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현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박진만 감독은 전병우를 대수비로 투입하며 급히 수습했지만, 삼성의 중심타자가 이탈했다는 사실은 단숨에 팀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김영웅은 이날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5회 2사 1·2루에서 상대가 르윈 디아즈를 고의4구로 내보내며 ‘정면 승부’를 택했을 때, 김영웅은 주저 없이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상대 의도를 무너뜨린 한 방이었다.
문제는 그 직후 찾아온 ‘허리’다. 허리는 야구 선수에게 가장 까다로운 부위다. 회복이 더디고, 스윙·수비·송구 모든 동작에 영향을 미친다. 단기전 특성상 하루 결장이 시리즈 전체의 균형을 흔들 수 있다.
뉴시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당시보다는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허리는 예단하기 어렵다. 내일 오전 상태를 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현장 관계자들은 “허리 통증이 재발성이라면 최소 이틀 이상 출전은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은 1차전에서 김영웅의 홈런포로 기선을 제압했고, 3차전 역시 그의 적시타가 승리의 분수령이 됐다.
김영웅은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다. 그런 그가 빠질 경우, 삼성의 공격 밸런스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4번 르윈 디아즈와 중심타선의 연결 고리가 끊긴다면 득점 루트가 급격히 단조로워진다.
결국 김영웅의 허리가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가장 큰 ‘X팩터’가 됐다. 삼성의 시즌 운명, 그 중심에는 ‘젊은 3루수’의 몸 상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