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과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예술감독을 역임한 안애순 안무가의 신작 ‘나비존: The Butterfly Dream’이 30일 베일을 벗는다.
안애순컴퍼니와 이탈리아 파브리카유로파재단(Fondazione Fabbrica Europa)이 공동 제작한 ‘나비존: The Butterfly Dream’은 10월 30일(목)과 31일(금) 오후 4시, 창덕궁 낙선재에서 초연된다. 이번 공연은 별도의 티켓 구매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작품은 한국 현대무용의 거장 안애순과 이탈리아 안무가 듀오 다미아노 O. 비지, 알레산드라 파올레티(FRITZ Company Bigi/Paoletti)가 공동 안무를 맡았다. 안애순은 한국적 전통과 동양적 미학을 현대무용 언어로 풀어내며 세계 무대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아온 인물이다. 비지-파올레티 듀오는 토리노단차페스티벌, 프라하 탄츠 국제페스티벌 등 유럽 주요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이번 협업은 동양의 미학과 서양의 과학적 접근법이 창덕궁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만나 ‘제3의 움직임 언어’를 창조하는 실험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패션 디자이너 임선옥의 의상과 사운드 디자이너 피정훈의 음악이 더해져 시각과 청각을 아우르는 통합 예술 무대로 완성된다.
‘나비존: The Butterfly Dream’은 일회성 프로젝트를 넘어, 한국과 이탈리아를 잇는 장기 국제 공동제작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파브리카유로파재단은 유럽연합으로부터 ‘유럽적 관심을 추구하는 문화단체’로 공식 인증받은 기관으로, 이번 협업은 한국 현대무용의 세계 진출과 예술 교류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창덕궁 초연 이후, 2026년 6월에는 이탈리아 피렌체와 베르바니아 등 3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각 도시의 역사적 건축 공간과 주요 페스티벌 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 제목처럼 ‘나비존: The Butterfly Dream’은 꿈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는 찰나를 형상화한다.
전통과 현대, 건축과 무용,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넘나들며, 조선 왕실의 생활공간이었던 낙선재의 목조 기둥과 마루, 정원을 무대의 일부로 활용한다. 극장이 아닌 궁궐이라는 장소에서 펼쳐지는 ‘장소특정적 공연(Site-specific performance)’으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이번 공동제작은 한국과 이탈리아 예술가들이 각자의 언어로 대화하며 새로운 창작 가능성을 모색한 결과”라며 “창덕궁에서 시작된 이 작품이 2026년 이탈리아 투어를 통해 양국 예술계의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