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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통합 우승' LG 염경엽 감독, KBO 사령탑 첫 30억 시대 열었다

입력 2025.11.09 13:23수정 2025.11.09 14:14
두 번의 '통합 우승' LG 염경엽 감독, KBO 사령탑 첫 30억 시대 열었다
재계약 직후 5번째 우승을 다짐하는 염경엽 LG 감독(오른쪽)과 김인석 대표이사.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염경엽 감독이 KBO리그 사령탑 연봉의 역사를 새로 썼다.

LG 트윈스는 9일 염 감독과 3년 최대 30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21억원, 옵션 2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김태형 감독이 2020년 두산 베어스와 맺은 3년 28억 원 계약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규모다.

LG 역사에서도 의미가 크다. 1995년 이광환, 1999년 천보성 감독 이후 26년 만의 재계약이며, 2000년대 들어 LG가 동일 사령탑과 계약을 연장한 것은 처음이다.

‘두 번의 통합우승’이라는 실적과 함께 염경엽 감독은 LG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22년 11월 염경엽 감독이 LG 지휘봉을 잡았을 때 팬들의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시절 한국시리즈 준우승,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정규시즌 막판 1위 실패. 결정적인 순간마다 ‘마지막 한 끗’을 넘지 못한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3년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두 번의 '통합 우승' LG 염경엽 감독, KBO 사령탑 첫 30억 시대 열었다
LG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IN 잠실' 행사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뉴시스

2023년 첫 시즌 86승 2무 56패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동시에 제패하며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이뤘다. 2024년에는 3위로 밀려났지만 팀의 기틀을 유지했고, 2025년 다시 85승 3무 56패로 정상에 복귀했다. 염경엽 감독은 3년간 정규시즌 통산 433경기에서 247승 7무 178패(승률 0.581)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선수 기용 폭을 넓히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었고, ‘성적과 육성의 병행’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현실로 만들어냈다.

두 번의 '통합 우승' LG 염경엽 감독, KBO 사령탑 첫 30억 시대 열었다
지난달 3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 LG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4대 1로 승리하며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들이 염경엽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뉴스1

LG는 전통적으로 스타 플레이어 중심의 팀이었다. 그러나 염 감독 체제 이후에는 선수단 전반의 균형과 전술적 유연성이 핵심 가치로 자리했다. 타선의 ‘라인업 다양성’, 투수 운용의 ‘데이터 기반 판단’, 그리고 경기 외적 부분에서의 ‘리더십 일원화’. 이 세 가지가 결합되며 LG는 명문 구단으로의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번 재계약은 단순히 돈의 규모가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 지도자 시장의 구조 변화를 상징한다.
그동안 선수 연봉에 비해 지도자 보상 체계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30억원 재계약은 의미가 크다.

염 감독은 재계약 직후 “두 번의 통합우승에 만족하지 않겠다"며 "LG를 지속적으로 우승에 도전할 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