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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눈물→日전 쾌투→체전 150km→이제 몸 만들기... 내년 최대어 하현승, '괴물 프로젝트' 시작

입력 2025.11.11 07:00수정 2025.11.11 09:19
하현승, 올 시즌 부산고 주축으로 우뚝
일본전에서는 3.1이닝 1실점 쾌투
전국체전서는 7이닝 10K 1실점 150km 쾅
"이번 겨울 투수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
2026시즌 최대어 후보
이제부터 몸만들기 돌입... 내년 3월 명문고열전서 첫 선

청룡기 눈물→日전 쾌투→체전 150km→이제 몸 만들기... 내년 최대어 하현승, '괴물 프로젝트' 시작
부산고 2학년 하현승.사진=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2025년 고교야구 최대어로 꼽히는 부산고 하현승(2학년)이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동면에 들어간다. 비록,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의미있는 한 해를 보내고 이제는 진짜 괴물로 재탄생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다.

하현승은 지난 10월 19일 부산 전국체전 대전고와의 1회전에서 최고 150km를 기록하며 전국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다시금 끌어모았다. 7이닝 10K 1실점. 올 시즌 공식 경기 최고의 피칭이었다.

그러나 하현승의 시선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해 있다. 이제부터는 진짜 ‘몸 만들기’의 시간이다. 하현승은 전국체전 이후 공을 던지지 않는다. 휴식과 근력 강화, 기초 체력 보강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다.

청룡기부터 청소년대표팀, 전국 체전까지 이어진 강행군 속에서 체력이 완전히 소진됐던 그는 “이제부터는 투수로서의 몸을 만들겠다”며 새로운 루틴에 돌입했다.

청룡기 눈물→日전 쾌투→체전 150km→이제 몸 만들기... 내년 최대어 하현승, '괴물 프로젝트' 시작
사진=전상일 기자

하현승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겨울 투수 쪽에 좀 더 중점을 두고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수쪽에서 본다면 하현승의 가장 큰 과제는 ‘체력과 구속 유지력’이다. 청룡기 예선에서 최고 148km를 기록했지만,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구속이 140km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따금 최고 구속이 좋은 공이 들어오지만, 대부분의 공은 140km 초반 언저리에서 형성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부드러움은 갖추고 있지만,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힘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 결승전 덕수고전에서도 피로 누적으로 부진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일본전에서 3.1이닝 1실점, 피안타 단 1개로 호투했다. 대표팀 내 최고의 피칭이었다. 전체 1번 지명을 받은 7억팔 박준현이 5피안타를 허용하며 조기 강판됐던 한국 팀에 구세주 역할을 했다.

청룡기 눈물→日전 쾌투→체전 150km→이제 몸 만들기... 내년 최대어 하현승, '괴물 프로젝트' 시작
부산고 2학년 하현승의 타격 장면.사진=전상일 기자

하현승의 장점은 분명하다. 아직 성장 중인 신체, 길게 뻗은 팔, 부드러운 투구 폼, 빠른 발, 그리고 무엇보다 ‘왼손’이다.

한국 고교야구에서 장신 좌완은 언제나 희소자원이다. 공의 무게와 구속이 조금만 더 붙는다면, 프로에서도 선발감으로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도 “하현승은 완성형은 아니지만, 구조적으로 성장의 여지가 너무 많다”는 말이 돈다. 현재 190cm 중반까지 훌쩍 자란 키에 하체 밸런스까지 잡히면 자연스레 볼 끝이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높이가 워낙 좋아 내리꽂히면 정타를 맞히기가 쉽지 않은 스타일이다.

여기에 하현승은 타자로서는 이미 MLB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만 보면 하현승이 마음만 먹는다면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재 하현승을 바라보고 있는 팀들은 대부분 타자로서 하현승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미 160km도 희소하지 않게 느껴지는 MLB에서 하현승이 투수로서 아직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타자로 보면 다르다. 큰 키, 마른 몸, 하지만 빠른 발, 그리고 툭 쳐도 멀리 가는 파괴력까지 외야수로 대성할 자질이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청룡기 눈물→日전 쾌투→체전 150km→이제 몸 만들기... 내년 최대어 하현승, '괴물 프로젝트' 시작
부산고 2학년 하현승이 청룡기에서 2루타를 때려내고 포효하고 있다.사진=전상일 기자

모 미국 구단 관계자는 “고교 시절 오타니와 체형이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한국으로 치면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는 구자욱 같은 유형의 선수도 될 수 있고, 아니면 거포형으로 클 수 있다. 청룡기때 치는 모습을 보고 상당히 좋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한국 무대에서 보면 투수쪽이 굉장한 메리트가 있을 수 있다. 만일 투타겸업을 한다면 구원 투수로 뛴다고 해도 큰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투구폼이 부드러워 선발로서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기본적으로 장신 좌완 투수가 희소한 한국 무대에서는 투수쪽도 충분히 희소성을 가질 수 있다.

만약, 키움 히어로즈같이 신인 선수를 적극 활용하는 구단이 하현승을 지명한다면 투타 겸업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예상도 많다.

좌완 투수로서의 희소성과 외야수로서의 잠재력이 모두 높은 만큼, 어떤 방향으로든 ‘성공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선수다.

청룡기 눈물→日전 쾌투→체전 150km→이제 몸 만들기... 내년 최대어 하현승, '괴물 프로젝트' 시작
하현승은 이제부터 공을 놓고 본격적으로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사진=전상일 기자

하현승은 일단 해외 진출 카드를 잠시 내려놓았다. 급하게 결정을 할 생각이 없다. 고민은 해야겠지만, 결정은 나중에 하면 된다. 지금은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몸’이다.

몸이 강해져야만 구속이 유지되고, 타구에 힘이 실린다. 투수든 타자든, 근본은 결국 피지컬이다. 휴식기 동안 파워를 끌어올리고, 밸런스를 바로잡는다면 내년 시즌의 하현승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일 수 있다.
왼손에서 뿜어져 나온 150km, 그리고 타석에서 느껴지는 묘한 파괴력.

하현승은 아직 미완의 원석이다. 그러나 그 원석이 본격적으로 다듬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2026년 3월 명문고야구열전에서 처음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