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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팬들 소름… '도쿄돔 충격' 정우주, 이정도면 내년 최소 5선발 확정 아니야?

입력 2025.11.17 15:08수정 2025.11.17 15:17
정우주, 일본전 10연패 끝자락에서 보여준 3이닝 무실점 역투
PS에서도 선발 가능성 충분히 확인
대표팀 일본전에서는 엄청난 임팩트
폰세-와이스 이탈 위기 한화... 엄상백, 왕옌청 등과 함께 선발 경쟁
한화 팬들 소름… '도쿄돔 충격' 정우주, 이정도면 내년 최소 5선발 확정 아니야?
일본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는 정우주.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 야구의 미래로 평가받는 정우주(19·한화 이글스)가 도쿄돔에서 일본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단순한 호투가 아니라 ‘선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정확하게 증명한 경기였고, 동시에 왜 그가 신인드래프트 당시 “전체 1번감”이라는 평가를 들었는지 다시 확인한 하루였다.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의 2차전. 선발로 예고된 정우주는 단 19세의 신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단단한 피칭을 펼쳤다. 3이닝 동안 53구,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최고 154km를 찍은 직구는 빠르기만 한 공이 아니었다. 일본 타자들의 방망이를 끊임없이 밀어내는 위력, 그러면서도 강약 조절이 가능한 ‘선발형 패스트볼’이었다.

특히 1회 무라바야시-노무라-모리시타로 이어진 일본 상위 타선을 포수 파울플라이-삼진-삼진으로 틀어막은 장면은 그 자체로 메시지였다. “이 공은 일본에서도 통한다”는 선수의 선언이자, “우리는 또 한 명의 선발 투수를 얻었다”는 한화의 답이었다.

정우주를 향한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평가는 오래전부터 뚜렷했다. 압도적인 부드러움 속에서 끌어올리는 155km 패스트볼, 그리고 강하지 않지만 효율적이며 무리 없는 투구폼. 보통 이런 투구 스타일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프로 적응률이 높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우주는 2024 신인드래프트 당시 전체 1순위 유력 후보였다. 많은 전문가가 “즉시전력은 정현우, 미래 가치는 정우주”라고 말하곤 했다. 실제로 MLB 휴스턴이 계약을 제시할 만큼 해외에서도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아닌 한국을 선택했고, 키움이 정현우를 택하면서 정우주는 한화의 품으로 들어왔다.

한화 입장에서는 따라가다 갑자기 ‘최고의 보석’을 줍는 것에 가까웠다. 팬들이 “정말 운명이 도왔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화 팬들 소름… '도쿄돔 충격' 정우주, 이정도면 내년 최소 5선발 확정 아니야?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전 '2025 케이 베이스볼 시리즈(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2차전 경기. 대한민국선발투수 정우주가 2회말 일본 공격 2사 2,3루 위기를 넘긴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원태인, 문동주에게 격려받고 있다.뉴스1

정우주의 ‘선발 잠재력’은 사실 이번 일본전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그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포스트시즌 분위기 속에서 3⅓이닝 3피안타 5K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 패배 속에서도 그 경기에서 한화 관계자들은 “이 선수는 선발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팀 사정과 시간이 문제일 뿐”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이번 도쿄돔 호투는 그 확신에 ‘근거’를 덧붙였다. 위기 관리 능력까지 보여줬기 때문이다. 2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슬라이더와 하이 패스트볼을 섞어 두 타자를 처리하며 불을 끄는 장면은 단순한 재능이 아니라 ‘프로 감각’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한화는 지금 고민이 깊다. 폰세와 와이스의 이탈 가능성이 커졌고,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 구성이 가장 큰 숙제다. 류현진-문동주는 건재하지만, 아직 선발 로테이션의 윤곽은 여전히 흐릿하다. 아시아쿼터 왕옌청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봐야 안다. 엄상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정우주가 일본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이 문제에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한다. 정우주가 5선발을 잡아주면 모든 그림이 달라지기때문이다.

19세 신인이 외국인 투수의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는 없다. 하지만 정우주는 최소한 ‘5선발 경쟁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2년 차부터 로테이션에 진입할 수 있는 확실한 잠재주자” 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한화 팬들 소름… '도쿄돔 충격' 정우주, 이정도면 내년 최소 5선발 확정 아니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정우주가 2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뉴스1

한화가 일본전 호투에 유독 환하게 웃는 이유는 단순히 그날 경기를 잘 던졌기 때문이 아니다. 정우주가 보여준 장면 하나하나가 ‘내년 시즌 그림’을 바꾸는 실질적인 근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우주는 이미 청소년 대표 시절에도 일본전에서 1대0 승리를 완성시키는 투구를 보여준 바 있다. 큰 무대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고, 데뷔 첫 해에 한화 준우승에도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한화가 이 보석을 품은 것은 분명 행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운을 넘어 ‘전력’으로 변하는 중이다. 정우주는 그렇게 한화의 미래를, 그리고 한국야구의 내일을 조금씩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