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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큰손 된 두산, 김현수도 데려올까

입력 2025.11.19 18:07수정 2025.11.19 18:42
최대어 박찬호·도루왕 조수행
두산, 올해 FA 1·2호 계약 맺어
김현수 재영입 가능성도 거론
새 감독 부임 후 왕조 재건 시동
스토브리그 큰손 된 두산, 김현수도 데려올까
두산 베어스와 FA 계약을 맺은 박찬호가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두산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의 스토브리그가 유난히 뜨겁다. 정확히 말하면 이번 스토브리그는 두산이 모든 관심을 가져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FA 시장이 열린 지 9일 만에 등장한 첫 계약의 주인공이 두산이었고 그 금액은 단번에 시장 기준점을 다시 썼다.

4년 80억원. 유격수 박찬호에게 두산이 건넨 금액은 단순한 보강을 넘어 "우리는 다시 명가로 돌아간다"는 선언이었다. 두산은 최근 몇 년간 육성과 내부 FA 중심의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며 왕조 시절의 여파를 정리하는데 시간을 들였다. 하지만 이번 겨울만큼은 완전히 달랐다.

김원형 감독의 첫 카드는 박찬호

새로운 사령탑 김원형 감독의 취임과 동시에 두산이 꺼낸 카드는 정면승부였다. 그 첫 장을 연 플레이어가 바로 박찬호였다.

박찬호 영입은 단순한 포지션 보강을 넘어 두산의 오랜 갈증을 해소하는 결정이었다. 김재호 이후 완벽한 주전 유격수를 찾지 못했던 두산은 2024시즌 여러 선수를 돌려썼지만, 한계가 뚜렷했다. 반면 박찬호는 매년 140경기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체력과 리그 정상급 수비 범위, 빠른 발, 강한 어깨, 골든글러브까지 겸비한 현역 최고 수준의 유격수다. 두산이 80억원이라는 금액을 지불한 것은 그 절박함과 시장 가치가 정면으로 만난 결과였다.

스토브리그 큰손 된 두산, 김현수도 데려올까
두산은 외야수 조수행과 4년 최대 16억원에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두산베어스 제공

흥미로운 장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두산은 박찬호 영입 발표 몇 시간 뒤 내부 FA 조수행과 4년 총액 16억원 재계약 소식을 이어갔다. 조수행은 2024시즌 64도루로 생애 첫 도루왕에 오른 KBO 대표 준족으로 경기 후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임팩트를 가진 선수다. 주전 여부와 상관없이 수비와 주루에서 팀 전술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선수다.

스토브리그 초반부터 전력 누수 없이 전력 상승만 이뤄낸 팀은 두산밖에 없다.

이 모든 흐름은 김원형 감독에게 건네진 파격적 취임 선물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원형 감독은 두산 역사상 12번째 사령탑으로, 왕조의 흔적과 세대교체가 맞물린 미묘한 시기에 지휘봉을 잡았다. 그런 김 감독에게 두산은 내야 중심을 단숨에 잡을 수 있는 박찬호라는 카드로 팀의 방향성과 무게 중심을 동시에 제공했다.

유격수가 안정되면 내야 전체가 바뀌고 내야가 안정되면 투수 운용과 수비 전략, 팀 전체의 경기력이 달라진다는 것은 야구의 기본 원리다.

스토브리그 큰손 된 두산, 김현수도 데려올까
두산의 관심을 받고 있는 김현수 출처 뉴스1

무엇보다 두산의 이번 스토브리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팬들의 심장을 더 빠르게 뛰게 한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유난히 굵직한 이름들이 많다. 특히 김현수의 LG와의 재계약 난항은 리그 전체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두산이 이미 80억원이라는 큰손 행보를 보인 만큼 또 한 번의 깜짝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두산밖에 안 보인다

주전 외야수 김재환의 기복, 좌타 라인의 불안, 경험 많은 외야 자원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김현수 카드가 완전히 허황된 상상이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다. 실제로 팬들 사이에선 "설마 김현수까지?"라는 반응과 함께 조심스러운 기대 섞인 미소가 번지고 있다.

두산은 지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KBO 중심에서 뛰었다.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금자탑도 그때 세워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두산은 체질 개선과 세대교체, 전력 누수 등 여러 변화를 겪으며 잠시 주춤했다. 그렇기에 이번 스토브리그 초반 두산이 보여주는 행보는 단순한 보강이 아니라 명가의 감각을 되찾으려는 강력한 복귀 신호에 가깝다.


시장에는 여전히 대형 자원들이 남아 있다. 두산의 겨울은 이제 막 시작됐고 KBO 스토브리그는 현재 이렇게 불리고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 두산밖에 안 보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