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강백호 영입 시도 사실, 현재 세부 사항 조율 중"
"아직 최종 사인 한 것 아니야. 마지막까지 신중"
안치홍 등 4명 이적 시키며 샐러리캡 비우고 11억원 Get
곧바로 강백호에 재투자... 한화의 강력 승부수
폰세 이탈 위기 한화에 새로운 희망 될까
한화이글스 손혁 단장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에 앞서 류현진의 인터뷰를 바라보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기민하게 움직이는 팀으로 부상했다. 그 중심에는 단장 손혁이 있다. 19일 열린 2025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는 무려 4명의 선수를 내보내며 대대적으로 체질을 정비했다. 배동현, 안치홍, 이태양, 이상혁. 단순한 유출 이상의 의미가 담긴 ‘선택과 집중’이었다.
특히 시선을 끈 건 ‘초대형 계약’의 주인공 안치홍의 이적이다. 4+2년 최대 72억이라는 굵직한 계약을 맺었던 내야 베테랑을, 그것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키움에 넘기면서 잔여 연봉 금액을 덜어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큰 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23년 4년 25억 FA 계약자 이태양까지 이탈하며 한화는 샐러리캡에 새로운 숨구멍을 만들었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로만 11억의 보상금을 확보했다. 한화는 오래 묵은 무게들을 덜어냈고, 그날 밤 곧바로 엔진을 가동했다. 첫 번째 질주가 바로 ‘강백호’였다.
20일 밤, 한화는 강백호 측과 직접 만나 계약안을 제시했다. 구단 관계자의 표현처럼 남은 건 ‘마지막 조율’. 강백호는 FA 시장의 최대어다. 물론 최근 2년간 부상과 부진으로 흔들렸지만, 한화는 그 재능을 대전으로 이관시키려 하고 있다. “지금 아니면 못 산다.” 한화의 이번 행보는 딱 그 문장으로 요약된다.
강백호는 당초 MLB 팀들을 대상으로 미국 쇼케이스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화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와 강도로 접근하면서 결국 쇼케이스가 취소됐다. 이는 협상 분위기가 얼마나 빠르게 무르익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T 위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1사 주자 1,3루 상황에서 KT 강백호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뉴시스
한화는 최근 몇 년 간 끊임없이 "지금은 달릴때다"라고 말해왔다. 정우주·김서현·황준서라는 초특급 유망주를 연달아 드래프트로 데려오며 미래의 토대를 쌓았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이었다. 2026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는 뒤에서 두 번째로 지명한다. 즉, 정우주·김서현·황준서 같은 ‘운명 같은 1R 선물’을 받아들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 게다가 내년의 1라운드 후보군을 살펴보면 문현빈, 조동욱, 허인서와 같은 즉전감 내야·외야 자원들조차 ‘올려뽑기’를 해야 겨우 데려올 수 있다. ㄷ자 드래프트인 현 제도에서는 한 라운드 당겨 뽑는 전략이 불가피하고, 그만큼 고른 라인업 구성은 어려워진다.
다시 말해 “이제 드래프트는 한화의 주 무기가 아니다.” 따라서 손혁 단장은 로스터 재편을 통해 ‘지금의 전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고액 연봉자들의 정리 → 샐러리캡 확보 → 즉시전력감 영입. 이것은 단순한 ‘방출’이나 ‘감액’이 아닌, 구단 철학의 변화와 명확한 구단 방향성을 드러내는 수술이었다.
한화의 외국인 투수진은 재정비가 불가피하다. 폰세는 이탈 가능성이 높고, 와이스 역시 난항이다. 한화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어떤식으로든 전력보강이 절실하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뉴시스
한화는 올해 아쉽게 준우승을 했다.
기대를 넘어서는 최고의 성과지만 준우승은 항상 불만족 스럽고 목마르다. 이제는 누구도 육성 혹은 리빌딩을 말하지 않는다. 한화는 뭔가 보여주려는 팀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 빠르게 ‘성과를 낼 준비’를 하는 팀이 되어가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