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밴쿠버 BC플레이스, 23일 오후 12시 30분(현지시각). LAFC 팬들의 가슴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베쿠버 화이트캡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전반전만 두 골을 허용하며 0-2로 밀린 상황. MLS 플레이오프는 단판 승부다. 지면 시즌은 끝이다.
후반 15분, 손흥민이 움직였다. 마크 델가도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했다. 앤드루 모런이 머리로 떨어뜨린 공, 그 순간 손흥민의 오른발이 불을 뿜었다. 첫 번째 슛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손흥민은 멈추지 않았다. 튕겨나온 공을 향해 다시 돌진했다. 두 번째 슛은 수비수의 블로킹에 저지됐다.일반적인 선수라면 여기서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달랐다. 손흥민은 밴쿠버 수비진의 육탄 방어를 뚫고, 드디어 공이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주먹을 불끈 쥐며 동료들에게 달려갔다. 그의 얼굴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선명했다.
올해 8월 LAFC에 합류한 손흥민의 시즌 11번째 골이었다. 하지만 이날의 골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탈락 위기에 몰린 팀에게 던진 희망의 메시지. 0-2로 기울어진 게임을 1-2로 끌어올리며 팀에게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3일 오스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 손흥민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빛나고 있다.
현재 스코어는 1-2. LAFC는 여전히 한 골이 필요하다. 하지만 손흥민의 골 이후 경기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졌다.
MLS 플레이오프는 냉정하다. 콘퍼런스 준결승부터는 모두 단판 승부. 지면 시즌은 끝이고, 이기면 콘퍼런스 결승으로 올라간다.
정규리그 서부 3위 LAFC와 2위 밴쿠버의 대결. 후반 30분 현재 홈 어드밴티지를 가진 밴쿠버가 앞서고 있지만, 손흥민이라는 변수가 경기를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