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모스 루이스 "일본의 조편성은 최고" "네덜란드보다 일본의 조직력 한 수 위" "네덜란드에 져도 브라질 잡을 수 있어"
일본 남자 축구 대표팀.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 해볼 만하다. 브라질? 이기면 그만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이 끝나자마자 일본 열도가 정체불명의 자신감에 취했다. '죽음의 조'를 걱정해도 모자랄 판에, 마치 16강 진출을 예약한 듯한 엄청난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서 화제다.
일본은 이번 조 추첨에서 네덜란드, 튀니지,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와 함께 F조에 묶였다. 객관적인 전력상 조 2위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의 시선은 딴 곳을 향해 있다. 바로 '조 1위', 그리고 믿기 힘들겠지만 '월드컵 우승'이다.
일본의 '행복 회로'에 불을 지핀 건 브라질 출신 귀화 1세대 레전드 라모스 루이다. 그는 7일 칼럼을 통해 "일본의 조 편성은 최고"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네덜란드에 대해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프렝키 더 용(바르셀로나), 코디 각포(리버풀) 등 톱클래스가 있지만 조직력은 8년간 다져온 일본이 한 수 위"라고 주장했다. 여기까지는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이해할 수 있다.
골 넣고 기뻐하는 네덜란드 각포(가운데).연합뉴스
하지만 이어진 발언은 선을 좀 세게 넘었다.
라모스는 "네덜란드 수비진의 기술은 좋은 편이 아니다. 일본이 하이라인 전술로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들이 즐비한 '통곡의 벽' 네덜란드 수비진을 두고 '기술이 없다'고 깎아내린 것이다.
일본의 상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시나리오상 F조 2위로 올라가면 32강에서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C조 1위 유력)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보통의 팀이라면 절망할 대진이다.
하지만 일본은 다르다. 라모스는 "네덜란드에 져도 상관없다.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려면 어차피 자력으로 돌파해야 한다"며 브라질조차 자신들의 '우승 제물' 정도로 취급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 스페인을 잡았던 기억에 더해 얼마 전 홈에서 브라질을 3-2로 꺾었기때문에 이번에도 이길 수 있다는 뉘앙스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대표팀 감독.연합뉴스
일본 언론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스포츠호치는 "1차전 네덜란드전이 운명을 가를 것"이라면서도, "최근 월드컵에서 유럽 팀들과 겨뤄봤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FIFA 랭킹 18위인 일본이 7위 네덜란드를 상대로 전력 차가 크지 않다는 뉘앙스마저 풍긴다.
일단, ESPN은 F조를 예상하면서 일본을 조2위 32강 진출로 꼽기는 했다.
그만큼 일본 축구의 위상은 과거보다 많이 올라왔다. 4월 1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평가전을 갖는 것 또한 그런 맥락이다.
과연, 일본이 이런 넘치는 자신감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일본축구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위상과 자신감으로 이번 월드컵을 맞이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