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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는 법정에서 '돈' 챙겼지만, PSG는 그라운드서 6관왕 '전설' 썼다

입력 2025.12.18 17:03수정 2025.12.18 18:00
PSG, 음바페 내보내고 무려 6관왕 대업
메시의 바르셀로나 이후 없었던 기록
음바페에게는 소송에 패소...1000억 지급
음바페는 법정에서 '돈' 챙겼지만, PSG는 그라운드서 6관왕 '전설' 썼다
우승 후 기뻐하는 PSG 선수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누가 PSG의 위기라 했는가." 슈퍼스타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가 떠난 파리 생제르맹(PSG)은 멸망은커녕, 창단 이래 가장 위대한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전 소속팀 에이스가 미지급 임금을 달라며 '법정 싸움'을 벌이는 동안, PSG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트로피 수집'에 열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이 결별은 PSG에게 '신의 한 수'가 되었다.

PSG는 1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열린 2025 FIFA 인터콘티넨털컵 결승에서 플라멩구(브라질)를 승부차기 혈투 끝에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PSG는 2024-2025시즌 리그1, 프랑스컵, 트로페 데 샹피옹, UEFA 챔피언스리그(UCL), UEFA 슈퍼컵에 이어 인터콘티넨털컵까지 거머쥐며 '단일 연도 6관왕(Sextuple)'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이는 2009년 바르셀로나(스페인) 이후 축구 역사상 두 번째로 꼽히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음바페는 법정에서 '돈' 챙겼지만, PSG는 그라운드서 6관왕 '전설' 썼다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한 킬리안 음바페.연합뉴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음바페가 그토록 원했지만 PSG에 안겨주지 못했던 '빅이어(UCL 우승컵)'와 세계 챔피언 타이틀이, 그가 떠난 직후 거짓말처럼 쏟아지고 있다. 음바페 중심의 '원맨팀'에서 벗어나, 이강인을 비롯한 젊고 유능한 자원들이 똘똘 뭉친 '원팀(One Team)'으로 거듭난 결과다.

최근 음바페는 PSG를 상대로 6천만 유로(약 1040억 원) 규모의 임금 소송에서 승소하며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 하지만 PSG는 그에게 돈을 내어주는 대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명예'와 '역사'를 챙겼다. 팬들 사이에서 "음바페가 팀의 혈을 막고 있던 것이 아니냐"는 조소 섞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음바페는 법정에서 '돈' 챙겼지만, PSG는 그라운드서 6관왕 '전설' 썼다
볼 경합하는 이강인.연합뉴스

이날 결승전에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전반 35분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활발한 몸놀림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비록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일찍 떠났지만, 우승 세리머니에는 밝은 표정으로 참여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강인을 포함한 PSG 선수단의 환호는 법정 다툼으로 얼룩진 음바페와의 과거를 깨끗이 씻어내는 듯했다.

승부차기에서 영웅이 된 골키퍼 사포노프의 활약도 상징적이다. 이름값에 의존하지 않고, 컨디션 좋은 선수를 기용하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특정 스타에게 목매지 않는 PSG의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음바페는 소송에서 이겨 1000억 원을 챙겼다. 하지만 PSG는 세계를 제패하며 '음바페 없는 전성기'를 증명했다.

희비는 엇갈렸고, 승자는 명확해 보인다. 파리의 주인은 더 이상 떠난 왕이 아니다. 왕관의 무게를 견뎌낸, 지금의 PSG 선수들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