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체제 굳히던 대한항공, 정지석 부상으로 초비상 발목 인대 파열... 최소 8주 이상 재활 황승빈 복귀한 현대캐피탈, 경민불패 KB 맹추격
정지석이 발목 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더. 언제 돌아올 지 기약이 없는상황이다.KOVO 제공
[파이낸셜뉴스] V-리그의 선두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시즌 초반 현대캐피탈을 덮쳤던 ‘주전 공백’의 악몽이 이번에는 독주 체제를 구축하던 대한항공을 덮쳤다. 그 첫 번째 시험대였던 크리스마스 빅매치에서 대한항공은 역전패하며 불안한 그림자를 노출했다.
대한항공은 25일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25-19 25-27 21-25 20-25)으로 패했다. 1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2세트 듀스 접전을 내준 뒤 급격히 무너졌다.
패배보다 뼈아픈 것은 ‘에이스의 부재’였다. 경기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항공의 핵심이자 리그 득점 10위(252점), 공격 성공률 2위(55.8%)를 달리는 정지석이 팀 훈련 중 오른쪽 발목을 다쳐 결장한 것이다. 의료진의 1차 소견은 발목 인대 파열로, 재활에만 약 8주가 소요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이 나왔다.
시즌 초반, 강력한 우승 후보 현대캐피탈은 주전 세터 황성빈의 이탈로 3연패 수렁에 빠지는 등 큰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최근 황성빈의 복귀와 함께 전열을 정비하며 다시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현대캐피탈이 위기를 넘기자마자, 이번에는 잘 나가던 대한항공에 ‘부상 악령’이 찾아온 셈이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황승빈이 돌아오며 힘을 내고 있다.KOV 제공
그 공백은 즉시 드러났다. 정지석 대신 선발 출전한 임재영이 분전했고 정한용이 15점을 올렸지만, 승부처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정지석의 빈자리는 너무나 컸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주포 러셀마저 11득점에 그치며 침묵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비예나(26점)와 임성진(19점) 쌍포가 폭발하며 대한항공의 약해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헤난 달 조토 감독은 “매 경기는 새로운 스토리”라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결과는 뼈아픈 역전패였다. 이날 패배로 대한항공(승점 34)의 상승세는 한풀 꺾였고, 승점 3점을 추가한 3위 KB손해보험(승점 31)과 2위 현대캐피탈(승점 32)의 맹추격을 허용하게 됐다.
10연승의 파죽지세로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했던 대한항공. 하지만 ‘대체 불가 자원’ 정지석의 장기 이탈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현대캐피탈이 황성빈의 공백을 버티지 못하고 흔들렸던 것처럼, 대한항공 역시 이 거대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올 시즌 우승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