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으로 울었다"던 독종, 후배들과 사우나로 다진 2026 우승 결의
모교인 북일고를 방문한 문현빈.사진=북일고 제공
[파이낸셜뉴스] "어? 현빈이 형 아니야?"
지난 1월 6일, 천안 북일고 야구부가 술렁였다. 이제는 TV에서나 볼 수 있는 '한화의 영스타' 문현빈이 불쑥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익숙하게 후배들과 땀을 흘리고, 근처 사우나에서 '알몸 토크'까지 나누고 갔다는 후문이다.
2025시즌, 문현빈은 그야말로 미친 활약이었다. 타율 0.320에 169안타.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4할4푼4리로 삼성 라이온즈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6타점을 쓸어 담았다.
데뷔 3년 만에 커리어하이, 이제는 한화 이글스에 없어서는 안 될 '심장'이 됐다.
그런 그가 비시즌, 화려한 휴가지가 아닌 땀 냄새 밴 모교 훈련장을 찾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초심' 그리고 '성장'이었다.
문현빈은 북일고의 '마지막 우승 멤버'다. 그가 3학년이던 2022년 신세계이마트배 우승 이후, 북일고는 침묵하고 있다. 거기에 최근 안 좋은 사건까지 겹치며 더욱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한 후배들을 보며 가슴 한편이 아려왔던 걸까. 문현빈은 이날 후배들과 똑같이 뒹굴며 땀을 쏟았다.
그는 "같이 운동해서 너무 좋았다. 다시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에게는 뼈 있는 조언을 남겼다. "비시즌은 정말 중요하다. 가장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시간만큼은 오로지 야구에만 미쳐라."라고 조언했다.
모교인 북일고를 방문한 문현빈.사진=북일고 제공
임재철 북일고 감독은 "와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다. 정말 대단한 친구"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억대 연봉 진입이 확실시되는 스타 플레이어가, 휴식도 반납하고 모교를 찾아 후배들의 기를 살려주는 모습. 이것이 바로 문현빈이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문현빈의 속은 아직 타들어가고 있다. LG 트윈스가 대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던 날, 그는 "분하고 울컥했다"고 고백했다. "눈물은 안 났지만, 마음속으로 울었다"는 그의 말엔 20대 초반 선수답지 않은 독기가 서려 있었다.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선수들이 7회말 2사 2,3루 상황에서 한화 문현빈이 2타점 적시타를 치자 기뻐하고 있다.뉴스1
그 독기는 고스란히 연봉 협상 테이블로 이어진다. 야구계에서는 문현빈의 연봉이 수직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3할 타율, 2017년 이후 팀의 첫 가을야구 1등 공신, 국가대표 발탁까지. 기존 8800만 원에서 2억 원을 훌쩍 넘길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야수 고과 1위를 다투는 건 기정사실이다.
하지만 문현빈의 머릿속엔 '돈'보다 '우승'이 먼저인 듯하다. 2026년, 사우나에서 흘린 땀방울을 증거 삼아 그가 다시 한번 대전 하늘에 우승 깃발을 꽂을 수 있을까. 북일고 후배들과 함께한 뜨거운 겨울, 문현빈의 눈은 이미 내년 개막전을 향해 이글거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