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나노알로이’ 탑재… 티타늄보다 빠른 ‘반칙급 소재’ “빗맞아도 거리가 난다”… 헤드 전체가 반응하는 ‘관용성’ 반발 영역 15% 확대… 로봇이 입증한 ‘미즈노 역대 최고 스피드’ 드라이버부터 우드·유틸까지… 바닥에 숨겨진 ‘비거리 스프링’
신제품 'JPX ONE 시리즈.미즈노코리아 제공
[파이낸셜뉴스] 야구 배트를 만드는 회사가 드라이버를 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공을 때려내는 '손맛'과 '반발력'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지 않을까. 이 엉뚱한 상상을 현실로 만든 브랜드가 있다. 바로 미즈노다.
미즈노는 사실 골프채 이전에 야구 배트와 테니스 라켓으로 세계를 제패한 '소재의 마법사'다. 그들이 창업 120주년을 맞아 작정하고 사고를 쳤다. 야구 배트나 라켓에 쓰이던 특수 기술을 드라이버에 이식해버린 것이다. 이름하여 'JPX ONE'. 골프채 역사상 처음 보는 놈이 나타났다.
드라이버 헤드는 보통 단단한 티타늄으로 만든다. 그래야 공을 강하게 튕겨내니까. 그런데 미즈노의 생각은 달랐다. "너무 딱딱하기만 하면 공이 찌그러지면서 에너지를 잃잖아?"
그래서 도입한 것이 '나노알로이 페이스(NANOALLOY FACE)'다. 쉽게 설명하면, 단단한 티타늄 페이스 위에 아주 얇고 특수한 소재(0.4mm)를 한 겹 더 입힌 것이다. 이 소재가 물건이다. 평소엔 단단하다가 충격을 받는 순간 찰나의 시간 동안 부드러워진다. 마치 트랜스포머 같다.
신제품 'JPX ONE 시리즈.미즈노코리아 제공
임팩트 순간, 이 특수층이 공을 감싸 안듯 받아낸 뒤 폭발적으로 튕겨낸다. 공이 과도하게 찌그러져 힘을 잃는 것을 막아준다. 미즈노 관계자는 이를 "에너지 손실 제로에 도전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결과는? 미즈노 역사상 가장 빠른 볼 스피드다. 로봇 테스트에서 티타늄보다 더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니 말 다 했다.
아무리 멀리 가도 정타를 못 맞추면 소용없다. 우리 같은 주말 골퍼들에게 정타는 로또와 같다. JPX ONE은 이 점을 파고들었다.
기존 드라이버는 가운데(스윗스팟)에 맞아야만 제 성능이 나온다. 하지만 나노알로이 페이스는 헤드 전체가 유연하게 반응한다. 빗맞아도, 힐이나 토우에 맞아도 페이스 전체가 변형되면서 비거리 손실을 최소화한다.
신제품 'JPX ONE 시리즈.미즈노코리아 제공
여기에 '뉴 코어테크 페이스' 기술로 반발력이 높은 영역(쉽게 말해 잘 맞는 구간)을 기존보다 15%나 넓혔다. 대충 휘둘러도 알아서 거리를 보장해 준다는 뜻이다. 평균적인 헤드 스피드를 가진 골퍼들이라면 "어? 이게 왜 이렇게 멀리 가지?"라며 놀랄 만하다.
드라이버만 바뀐 게 아니다. 함께 출시된 페어웨이 우드와 유틸리티도 진화했다. 핵심은 '코어테크 챔버'다.
헤드 바닥(솔)에 고무 같은 TPU 소재와 스테인리스 철심을 박아 넣었다. 임팩트 순간 스프링처럼 수축했다가 팽창하며 공을 밀어낸다. 이번 신제품은 이 철심과 바디 사이 공간을 더 넓혀 반발력을 키웠다. 땅에 있는 공을 띄우는 게 부담스러운 골퍼들에게는 치트키나 다름없다.
'JPX ONE'이라는 이름에는 비장함이 서려 있다. 기존의 숫자를 버리고 'ONE'을 택했다.
새로운 시작이자, 넘버원이 되겠다는 포부다.
신제품 'JPX ONE 시리즈.미즈노코리아 제공
야구 배트의 반발력과 테니스 라켓의 탄성을 드라이버에 접목한 미즈노의 시도는 확실히 신선하다.
남들 다 쓰는 티타늄 페이스가 지겨웠다면, 혹은 내 비거리가 장비 탓인 것만 같다면, 미즈노의 120년 역공(역습)에 동참해 보는 건 어떨까. 적어도 타구감 하나만큼은 "역시 미즈노" 소리가 절로 나올 것이다.